15억초과 고가주택
올2분기 40대가 매입 40%차지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 맞벌이 동갑내기 김 모씨(42) 부부는 서울 강북의 대형 아파트를 팔고 강남으로 이사를 알아보고 있다. 김 씨는 “주택 거래가 줄어 강남북 아파트값 격차가 줄었을 때 학군지로 갈아타고 싶다”면서 “가격차가 다시 벌어지는 듯 해서 조급한 마음에 열심히 발품을 팔고 있다”고 했다.
15억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의 40%는 40대가 산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상황’에 따르면, 올 2분기 40대는 고가주택 매입비중의 40.2%를 차지했다. 이어 청년층(22%), 50대(21.8%), 고령층(16%) 순이었다.
40대는 주택 거래가 활발하고 가격 오름세도 가파르던 2019년 2분기 50대의 고가주택 매입비중(28.7%)를 36.4%로 역전한 뒤, 줄곧 고가주택 시장 큰 손으로 자리했다. 경제활동의 허리 세대로 주택가격이 높은 학군지나 교통 요지, 혹은 신축 아파트 등 이른바 상급지로 갈아타기에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집값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다시 힘을 받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CSI는 올 2분기부터 100을 넘어섰다. 1년 뒤 집값 전망을 반영하는 이 지수는 100을 넘기면 시장 상황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음을 뜻한다.
올 들어 1월(68) 2월(71) 3월(80) 4월(87) 5월(92) 등 줄곧 비관적이던 주택가격전망은 6월(100)에 오른 뒤 7월(102) 8월(107) 9월(110) 등 4개월 연속 100을 넘었다. 지난해 5월(111)이후 최고 수준이다.
최근 전국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고, 가격 하락폭 둔화가 지속되는 등 주택시장 회복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와 함께 주택담보대출 증가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올 2분기 주담대는 14조원이 늘었는데 이는 2021년 3분기 21조원 가량이 늘어난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한은은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모기지(담보대출)의 공급 속도 조절에 이어 장기 주택담보대출, 인터넷은행 대출 등 최근 크게 늘어난 부문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차주 단위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정착시키고 경기대응 완충자본 부과와 함께 거시건전성 정책 기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