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최초의 일관제철소 ‘PT KP’
3800㎥ 고로서 뜨거운 쇳물 콸콸
후판·열연 생산...車 강판 공급 계획도
“인니 진출 대표사례 되도록 노력할 것”
[헤럴드경제(인도네시아 찔레곤)=김성우 기자] #. 출선구에서 1500℃의 빨간 쇳물이 쏟아져 나왔다. 뜨거운 열기와 텁텁한 냄새가 피부와 코를 찌른다. 명경준 크라카타우포스코(PT.Krakatau POSCO·PTKP) 공장장은 “1분당 자동차 6대 분량의 쇳물이 쏟아져 나온다”며 공장의 높은 생산성을 강조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방문한 크라카타우포스코 찔레곤 제철소는 후판과 열연 제품 제작을 위한 작업으로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후판 약 150만t(톤)과 열연 150만t을 포함한 총 300만t 분량이다. 한국의 여느 제철소와 다를 바가 없는 완벽한 생산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곳은 포스코가 지난 2013년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기업인 크라카타우스틸(KS)과 합작해 세운 동남아 최초의 일관제철소(철강 완제품 생산이 가능한 제철소)다. 직접 눈으로 확인한 현장은 한국에 있는 포항·광양제철소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스마트고로를 운영하는 데 쓰이는 관제실부터 3800㎥ 규모의 용광로(고로), 제선·제강·압연 공정 전반이 한국에서 생산성을 입증한 제철소의 구조 그대로였다.
유일한 차이점은 작업자였다.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 대부분이 인도네시아 현지 인력이다. 법인장·공장장을 포함한 한국 직원 61명과 현지 직영 직원 2800여 명, 크라카타우스틸 등 파트너사 직원 3000여 명이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현장을 안내한 포스코 관계자는 “쇳물을 나르는 장치인 토페토카부터 공장 곳곳에 심어진 묘목까지 한국에 있는 제철소의 모습을 따왔다”면서 “국내외 귀빈이 제철소를 방문하면 규모와 시설 수준에 크게 놀란다”고 설명했다.
PT KP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국내 업체 중 가장 성공적으로 안착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이사회 구성은 포스코와 크라카타우스틸이 4대 3, 지분율은 50대 50이다. 경영권은 포스코가 갖고 있다. 현지에서 열연과 후판을 공급하고, 그 외 생산이 힘든 특수강 제품은 국내 광양·포항제철소에서 생산해 직접 현지에 수출하고 있다.
PT KP는 공장 가동 4년째인 지난 2017년 영업이익 1200만달러를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2021년에는 영업이익 5억200만달러로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당시 영업이익률은 무려 20% 수준으로 한 자릿수인 국내 철강업계의 영업이익률을 크게 웃돌았다. 작년에도 2억21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지난해 2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시설 확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PT KP 2기 건설을 위한 준비도 끝났다. 두 번째 고로의 완공 시기는 오는 2026년이다. 이와 함께 열연공장을 확대하고, 냉연공장도 신설할 계획이다. 2기 투자를 통해 전기자동차용 고급 철강재를 공급할 수 있는 동남아 유일의 제철소로 탈바꿈하겠다는 것이 청사진이다. 포스코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면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장기 계획도 진행형이다. 오는 2030년까지 탄소중립 기술을 기반으로 한 현지 약 1000만t 규모의 생산체계도 갖춘다. 온실가스 감축 대응을 위해 친환경 탄소 중립 기술을 바탕으로 그린스틸 생산체계 구축이 궁극적인 목표다.
김광무 PT KP 법인장은 “처음에는 ‘실패한 투자가 아니냐’고 우려했던 목소리가 있었지만, 오래 걸리지 않아 사업을 본궤도에 올릴 수 있었다”며 “2030년 자동차 강판을 포함한 연간 1000만t 수준의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만난 손용문 PT KP 제선부장은 “두 번째 고로가 신설되어 가동되면, 10년째 가동 중인 1고로의 보수 및 개선도 진행할 것”이라며 “두 개의 고로를 운영하면 보다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설비 운영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현지 정부 및 파트너사와 진행하는 사회공헌사업은 물론, 현지 직원들의 숙련도 향상을 위한 교육도 이뤄지고 있다. 현지 특성화고와 기술대학에 ‘철강기술 전문과정’ 신설도 오는 2024년 9월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또 본사 장학재단과 연계한 인니 미래 육성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국대학원에 박사과정 유학생도 선발·지원하고 있다. 국립대와 반둥공대, 반뜬대 등 인니 현지 3개 우수대학 학생 40여 명을 대상으로 장학금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직원 복지와 지역사회 성장에도 이바지하면서 지역의 긍정적인 반응도 얻고 있다. 지난 7월 인도네시아 최초로 생산현장위치에 직장 내 어린이집을 개원했고, 현지 주민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생산 과정에서 나온 슬래그를 콘크리트 혼합재와 비료로 재활용하면서, 친환경 사업도 꾸준히 늘릴 방침이다.
김 법인장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것만큼 현지 파트너사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고, 지역사회에 헌신하면서 현지 지역사회 전반에서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포스코그룹의 기업시민 정신과 도전정신을 발휘하는 동시에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 더 많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찔레곤(인도네시아)=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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