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7년 10개월 만에 100만대 판매

정의선 회장, 인사 영입·마케팅 지원 사격

2025년 이후 전 차종 전동화 전환 청사진

경쟁력 갖춘 전용 전기차 출시 책심 과제로

‘100만대’ 고지 넘은 제네시스, 이제 프리미엄 전기차로 달린다 [여車저車]
제네시스 GV80. [제네시스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프리미엄 시장 선점이라는 목표 아래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이 브랜드 기획부터 론칭까지 진두지휘한 제네시스가 글로벌 누적 판매 100만대를 넘어섰다. 지난 2015년 11월 국내 최초의 럭셔리 브랜드로 탄생한 지 7년 10개월, 누적 판매 50만 대를 넘어선 지 2년 3개월 만이다. 대기록을 작성한 제네시스가 전기차 시장에서도 날개를 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올해 8월까지 국내 69만177대, 해외 31만8627대 등 글로벌 시장에서 모두 100만8804대를 판매했다. 제네시스는 2015년 11월 G90(당시 국내 차명 EQ900)를 출시하며 같은 해 384대를 판매한 것을 시작으로 꾸준한 신차 출시를 통해 2020년 13만2450대, 2021년 20만1415대, 2022년 21만5128대씩을 판매했다. 올해에도 8월까지 15만4035대를 판매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제네시스의 가파른 성장 배경으로 정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사격을 꼽는다. 정 회장은 론칭 이후 럭셔리 브랜드 출신 디자이너 영입에 공을 들였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최고창의책임자(CCO)와 현대디자인센터장 겸 제네시스 글로벌 디자인담당 부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정 회장은 또 글로벌 무대에서 제네시스 ‘홍보맨’을 자처, 북미 최대 스포츠 축제인 슈퍼볼 광고를 비롯해 2017년 미국 PGA 투어 ‘제네시스 오픈’ 후원 등 인기 스포츠와 연계한 마케팅에 나서왔다. 2019년 2월에는 미국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PGA투어 커미셔너 제이 모나한, 제네시스 오픈 대회 운영을 담당하는 타이거 우즈 재단과 ‘제네시스 오픈’을 ‘인비테이셔널’ 대회 수준으로 격상하는 내용의 협약식을 체결했다.

아울러 국내외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한 라인업 확장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제네시스는 브랜드 첫 차로 G90를 출시한 이후 2020년 4개 차종에 불과했던 라인업은 현재 세단 5종,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2종, 전기차 3종 등 모두 10개로 늘어났다.

‘100만대’ 고지 넘은 제네시스, 이제 프리미엄 전기차로 달린다 [여車저車]
GV60(위쪽부터 시계방향), G80 전동화 모델, GV70 전동화 모델. [제네시스 제공]

브랜드 이미지 제고는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 제네시스는 내수 시장에서 단일 브랜드 3위로 자리매김한 것은 물론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실제 브랜드별 올해 1~8월 국내 누적 판매량을 살펴보면, 제네시스는 8만8874대를 판매하며 BMW(5만341대)와 벤츠(4만7405대)를 가볍게 제쳤다.

물론 넘어야 할 산은 남아 있다. 제네시스는 전기차 시장에서 대중 브랜드인 현대차·기아와 비교해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제네시스가 판매 중인 전기차는 내연기관 모델을 기반으로 둔 일렉트릭파이드 G80·GV70과 브랜드 유일 전용 전기차 GV60 등 3종이다.

지난달 G80 전동화 모델은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74% 줄어든 68대, GV70 전동화 모델은 같은 기간 71.6% 감소한 94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GV60 역시 51.2% 줄어든 127대가 팔렸다.

제네시스는 오는 2025년 이후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출시하고, 전기차 생산지 다변화를 추진해 전동화 시대를 선도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을 비롯해, 2025년 완공 예정인 북미 신공장(HMGMA)에서도 신규 플랫폼이 적용된 전용 전기차를 생산해 전기차 격전지인 북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며 “기존에 없던 새로운 차급의 신차를 출시해 라인업의 완성도를 높여 특별한 럭셔리 경험을 계속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