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행인들을 차로 치고 백화점에서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숨지게 한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범' 최원종(22)에 대한 첫 재판에서 유족들이 사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촉구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2부(강현구 부장판사)는 14일 살인, 살인미수, 살인예비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원종의 첫 공판을 열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공판은 최원종 측 변호인이 10권에 달하는 수사기록을 아직 열람·등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의견 표명을 보류하면서 20여 분 만에 끝났다. 결국 최원종에게 혐의 인정 여부조차 확인하지 못했다.
최원종 측이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증거기록을 열람한 후 의견을 밝히겠다"고 하자, 유족들은 "시간 끌려는 전략"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달 10일 검찰 송치 이후 한 달여 만에 모습을 드러낸 최원종은 법정에서 주로 정면을 주시하고 있었으며, 검찰 측이 공소사실 요지에 대해 밝힐 때는 눈을 감고 들었다.
재판부는 수사기록 등사·확인 작업과 피고인 측의 입장을 정리하는 시간을 고려해 다음 공판기일을 한 달여 뒤인 다음달 10일로 지정했다.
피해자 유족들은 재판이 끝난 후 "가슴이 답답하고 분노가 치민다"며 울분을 토했다.
60대 희생자의 남편은 "사람을 죽이겠다고 계획하고 실행해서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당했다. 이런 살인자에게 인권이 있다고 하는데 아니지 않냐"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렇게 나쁜 생각을 가진 사람은 엄중히 경고해 막아야 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번째 사망자 故(고) 김혜빈(22)양의 아버지는 "오늘 법원에 오면서 범죄에 대해 인정할까, 심신미약을 주장하지는 않을까 걱정하고 왔는데 (최원종의) 변호인 말을 들어보니 긴 싸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시간 끌기라고 생각되는데 국민들이 관심 갖고 힘을 합쳐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법치주의인 우리나라에서, 끝까지 법무부를 믿고 한번 싸워볼 생각"이라며 "저희는 사형을 원한다"고 말했다.
최원종은 지난달 3일 오후 5시 56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AK플라자 분당점 부근에서 모닝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5명을 들이받고, 이후 차에서 내려 백화점에 들어가 9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차에 치였던 60대 여성 1명이 사건 발생 사흘 만에 사망했고, 역시 차량에 치인 20대 여성 1명이 뇌사 상태로 치료받다가 같은 달 28일 숨졌다. 이 밖에 시민 5명이 중상, 7명이 경상을 입었다.
최원종은 범행 전날 다수를 살해할 목적으로 성남시 분당구의 백화점과 야탑역, 서현역 등에 흉기를 소지하고 가기도 했으나 실제 범행에는 착수하지 않아 미수에 그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최원종이 망상을 현실로 착각하고, 폭력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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