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준공 상계4단지, 안전진단 모금 목표 달성
노원구 상계동 노후 대단지서 재건축 속도 경쟁
[헤럴드경제=이준태·서영상 기자]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 노후 아파트 밀집 지역인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재건축이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상계주공4단지(이하 4단지)는 최근 정밀안전진단 목표 모금액을 달성해 지난 6일 노원구청에 안전진단 납부 고지서 발급을 요청했다. 모금액은 2억6092만원이다. 노원구는 이달 중으로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4단지 추진위원회는 지난해 초부터 모금을 시작해 지난 4일 접수 예정이었다. 비용 인상으로 추가금 2500만원을 납부하는 상황을 마주했지만, 빠른 시간 내에 추가 모금액을 주민들로부터 받아 상향된 목표치를 달성했다.
4단지 추진위 관계자는 “지구단위계획이 나올 내년 12월 안으로 주민 동의서 징수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신속하게 재건축이 추진될 수 있도록 임하겠다”고 말했다.
4단지는 1988년 준공된 노후 단지다. 2136가구, 용적률 204%다. 지난 2021년 8월 예비안전진단에서 D등급으로 통과했다.
인근으로 상수초등학교와 신상중학교를 둘러싸고 있다. 지하철 4·7호선이 지나는 노원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또, 상계주공아파트 중 중계동 은행사거리 학원가와도 가장 가깝다. 인제대학교병원 등 편의시설도 지근거리에 있다.
상계동은 지난 1980년대 양천구 목동과 마찬가지로 대규모 주택공급을 위해 택지개발지구로 조성됐다. 당시 공급된 상계주공아파트 등은 재건축 연한이 도래했다. 이에 따라 재건축에 대한 목소리가 높은 상황인데, 단지마다 속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상계동 재건축의 선두주자로 꼽힌 상계주공5단지는 이미 지난달 말 건축심의를 통과해 사업시행인가만 앞두고 있다. 노원구 부동산정보 포털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상계주공에서 정밀안전진단까지 통과한 단지는 1·2·3·6단지로 총 4곳이다. 노원구 전체로 살펴보면 42개 단지 중 11개 단지가 안전진단을 완료했다. 상계주공11단지와 중계주공4단지와 중계건영2차 등은 안전진단을 추진 중이다. 3315가구 대단지 상계보람아파트는 안전진단 목표 모금액 4억원 중 지난달 3억원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재개발은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상계4구역을 재개발한 노원센트럴푸르지오는 지난 2020년 준공했다. 상계6구역 노원롯데캐슬시그니처는 지난 6월 입주를 시작했다. 상계5동 154-3일대는 지난 6월 신통기획이 통과되면서 최고 높이 39층, 2900가구 주거단지로 거듭날 예정이다.
다만, 상계동 아파트 단지들의 사업성이 관건이다. 4단지만 하더라도 용적률이 204%다. 전용면적 32㎡·41㎡(이하 전용면적 기준) 등 소형 면적으로 구성된 동들이 있다. 가장 넓은 평형대도 83㎡다. 재건축이 진행되면서 가구 별 전용면적을 늘리거나 용적률 상향 규모에 따라 분담금 등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상계동 아파트 단지들은 이미 용적률이 높기 때문에 사업성 확보가 관건이다. 공사비와 금리까지 인상돼 분담금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안 등 을 도입할 필요성도 고민해 봐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한편, 상계동 일대의 정비사업이 추진되면서 거래는 회복되고 있다.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상계동 아파트 거래 건수는 14건이었지만 지난 7월엔 105건으로 7배 이상 증가했다. 아직 거래 등기가 완료되지 않은 지난달엔 96건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