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안은진이 그린 사랑과 성장, 주체적 사극 여주의 탄생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연인’ 안은진이 치열한 노력과 열정으로 인생캐릭터를 경신했다.

MBC 금토드라마 ‘연인’(기획 홍석우/연출 김성용 이한준 천수진/극본 황진영)은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휴먼역사멜로드라마다. 8월 4일 방송을 시작한 ‘연인’은 9월 2일 10회로 파트1을 마무리하고 10월 중 파트2로 안방극장에 돌아올 예정이다. ‘연인’ 파트1이 수많은 ‘연인 폐인’들을 양산하며 사랑받은 만큼 파트2에 대한 기대도 뜨겁다.

배우 안은진(유길채 역)은 ‘연인’에서 여자 주인공 유길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유길채는 병자호란 발발 전 능군리에서 곱게 자란 양가댁 애기씨였다. 뭇 사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귀여운 여인이었다. 그런 유길채가 참혹한 전쟁을 겪고 이장현(남궁민 분)이라는 사내를 진심으로 연모하게 되면서 들꽃처럼 강인한 여인으로 성장하고 변화했다.

극 초반 안은진은 유길채의 앙큼새촘도도한 매력을 톡톡 튀는 연기로 담아냈다. 사극 속 많은 여성 캐릭터들이 시대와 남자에 순종적인 것과 달리, 유길채는 사랑 앞에 솔직하고 당찬 캐릭터였다. 안은진의 밝고 싱그러운 미소와 매력이 유길채의 사랑스러움을 배가시켰다.

이어 극중 병자호란이 발발하면서 유길채 캐릭터가 급변했다. 유길채는 급박한 상황이 되자 누구보다 빠른 판단력과 리더십을 발휘하며 소중한 사람들을 지켜냈다. 오랑캐가 올 것을 직감하고 재빨리 피난 경로를 바꾸는가 하면, 만삭의 종을 등에 업고 산길을 내달렸다. 또 한밤중 난생처음 아기를 받고, 친구를 겁탈당할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오랑캐를 죽이기까지 했다.

유길채가 변화하며 안은진의 진가도 빛나기 시작했다. 안은진은 병자호란으로 인해 극적인 변화를 겪는 유길채를 표현하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것은 물론 어마어마한 집중력과 연기력을 보여줬다. 안은진의 열연으로 유길채의 변화는 드라마틱하고 섬세하게, 강렬하고도 매력적으로 구현됐다.

안은진을 통해 그동안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주체적인 여자 주인공 캐릭터가 탄생한 것이다.

멜로 부분에서도 안은진의 존재감은 눈부셨다. 유길채가 이장현이 죽은 줄 알고 그의 이름을 하염없이 부르며 오열한 8회 엔딩, 죽은 줄로만 알았던 이장현이 돌아오고 그와 함께 사랑의 도피를 결심했지만 자신이 지켜야 할 사람들을 생각하며 다시 돌아설 수밖에 없었던 9회와 10회까지. 회를 거듭할수록 깊고도 성숙해지는 그녀의 멜로 연기는 극의 애절함과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나쁜 엄마’ 등 다양한 작품에서 좋은 연기력과 매력을 보여주며 2023년 가장 주목받는 배우에 등극한 안은진. 그녀가 ‘연인’을 통해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고, 사극 멜로까지 완벽하게 접수했다. ‘연인’을 위해, ‘연인’ 속 주체적인 여자 주인공 유길채를 위해 치열하게 부딪힌 안은진의 노력과 열정이 빛을 발한 것이다. ‘연인’ 파트2 속 안은진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MBC 금토드라마 ‘연인’ 파트2는 오는 10월 중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