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로’16기 영숙 님에게 드리는 고언의 편지[서병기 연예톡톡]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나는 솔로’ 16기 영숙이 SNS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영숙은 함께 데이트 하던 광수가 “내가 영숙님만큼 산전수전을 겪은 것은 아니지만~”라고 하자 버럭 화를 내버리며 오열을 하고, 혼자 숙소로 돌아와버리면서 일이 시작됐습니다.

숙소로 돌아와서도 혼자 침대에 있던 영숙은 자신에게 다가온 상철에게도 자기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며 불같이 화를 냈습니다.

이에 네티즌들이 무례한 빌런이라며 영숙에게 악플을 달기도 했습니다. 영숙은 30일 SNS에 다음날 바로 변호사에게 가 악플러에게 법적으로 대응해 책임을 묻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저 연예인 아니에요. 일반인입니다”가 마지막 문장입니다.

영숙 님, 저는 데이팅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즐기는 한 기자로서 많은 출연자를 봐왔지만, 이런 상황은 처음 접하는 것 같습니다.

영숙 님이 이혼하는 과정에서 트라우마가 예사롭지 않음을 이제야 짐작하고 이해할 수 있지만, 함께 출연하는 사람은 그 사실을 세세하게 알지 못합니다.

비록 광수가 눈치가 빠르지 못해 영숙에게 산전수전이라는 표현을 세 차례나 쓰기는 했지만, 영숙을 힘들게 하려는 고의성이나 악의가 조금도 없다는 사실은 쉽게 알 수 있을 겁니다. 광수 입장에서는 오히려 영숙에게 날벼락을 맞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돌싱 특집인 16기의 특징은 몇몇 출연자가 지나치게 남의 감정과 연애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해 로맨스 파국으로 이어졌다는 점입니다. 남의 러브라인에 대해 자신의 뇌피셜로 마구마구 이야기해버리면, 결국 그 댓가가 자신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그래서 관계가 꼬여버리고 오해로 인한 역대급 아수라장에 빠지게 되는 것이죠.

영숙은 함께 슈퍼데이트권을 확보한 광수와 서로의 감정만 쌓아가면 아무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영숙은 광수에게 “옥순님도 광수님을 선택하기로 했냐? 조금 경각심을 가지고 옥순님을 더 알아보는 게 좋지 않나”라고 말한 게 이번 사달의 서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영숙은 광수에게 뭔가 대단한 정보를 준 것처럼 말했는데 절대 그런 효과가 나지 않습니다. 제삼자(第三者)를 통해 들어 기분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아질 뿐입니다.

결국 이번주 마지막에 방송된 예고편에 정숙이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일이 와전 때문이다. 그냥 본인이 본인한테 들어. 그게 제일 정확해”라는 말까지 하지 않았습니까.

영숙 님은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상대방을 대하고 시야를 조금 더 넓힌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성숙한 행동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는 솔로’는 연애 문제를 떠나 서로 상대에 대해 예의를 지켜야 하는 공간이기도 하니까요.

‘나는 솔로’ 돌싱특집은 여러모로 장점이 있습니다. 누구 한 사람이 이혼 과정과 아이 키우는 힘든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면 금세 찡해지면서 공감하며 친해집니다. 진한 동료애가 느껴지기도 하죠. 일반특집과는 다릅니다. 하지만 이번 16기는 돌싱의 장점이 아니라 돌싱의 아픈 점이 부각돼 버렸습니다.

영숙 님, 욕설과 같은 악플은 나쁜 것이고 “감히 내 새끼를 입에 올린” 댓글들은 처벌 받아야 하겠지만, 영숙 님의 무례를 지적하는 대다수 댓글까지 문제 삼는다면, 그것이야말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건 영숙 님이 일정 부분 자초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것을 참을 수 없다면, 방송에 나오지 않는 연애 프로그램에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를 연예인은 문제 삼을 수 없고, 비연예인은 문제 삼을 수 있다는 인식과 발상은 참 무섭습니다.

마지막으로, 영숙 님이 이혼 등으로 생긴 상처를 하루빨리 딛고 일어서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제가 영숙 님이 되어보지 않아, 그 심정을 잘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아픔과 상처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