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조사 결과, 수도권 전세 14개월만에 ‘반등’
전세 매물보다 수요 많아져…전세 전망도 ‘상승’ 우세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KB국민은행 조사결과 월간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정부 공식 통계 기관인 한국부동산원 기준으론 6월부터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민간 부동산 통계 기관인 KB국민은행 조사로는 6·7월도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였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8월 서울과 경기 아파트 전셋값은 0.04%, 0.15% 각각 올라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지난해 7월(0.06%) 이후, 경기는 지난해 6월(0.13%) 이후 1년여 만에 플러스 변동률을 보인 것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는 지난해 8월 –0.14% 변동률을 기록하면서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작년 12월(–3.29%), 올 1월(–3.98%)엔 월간 기준 각각 3% 이상 하락 정도로 낙폭이 컸다. 하지만 2월(-2.63%)부터 하낙폭을 줄여 7월엔 –0.24% 변동률을 기록할 정도로 안정되더니 이번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경기 아파트 전세도 지난해 12월(–3.39%), 올 1월(–4.35%), 2월(–3.13%) 월간 3~4%씩 떨어질 정도로 급락했으나 3월(-1.69%) 이후 낙폭을 줄이면서 이번에 반등했다.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는 전국의 6000여개 중개업소를 상대로 시세조사 가능한 전국 모든 아파트 단지의 주택형(6만2000여개)을 대상으로 조사한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비해 표본수가 많은 게 특징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8월엔 서울과 경기도 아파트 전세 수요가 전세 공급에 비해 많아지기 시작했다. KB국민은행 ‘전세수급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12.2로 전월(97.2) 보다 15포인트나 높아지면서 100을 넘었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가 100을 넘은 건 작년 8월(108.9) 이후 13개월만이다.
경기도 전세수급지수도 이달 102.6을 기록하면서 전달(87.7) 보다 14.9포인트나 높아지면서 100 위로 올라섰다.
전세수급지수는 중개업자를 상대로 전세 수요와 공급 비중을 물어 작성하는데, 0~200 범위에서 100을 초과할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답변의 비율이 높다는 의미다.
전세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지면서 ‘전세가격 전망지수’도 100 이상을 기록해, 상승 전망이 하락 전망보다 많아졌다. 이달 서울 및 경기 아파트 전세 전망지수는 111.3, 109.5를 각각 기록해 모두 100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지수도 중개업자를 상대로 전세 전망을 물어 작성하는 데 0~200 범위에서 상승 전망 응답 비율이 하락 전망 답변보다 많으면 100 이상으로 올라간다.
이재국 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그동안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너무 많이 빠졌고, 금리가 안정되면서 월세에서 전세로 이동하는 수요가 다시 늘면서 반등한 것”이라며 “서울 및 경기도엔 새 아파트 입주량이 줄어 전세 공급이 늘기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전셋값 상승세는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