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공사비에 ‘트리플 역세권’에도 발목
업계 “공사비 최소 600만원 후반까지 올려야”
[헤럴드경제=이준태·서영상 기자] 최근 올라버린 공사비로 정비사업들이 시공사를 찾는 것에 애를 먹는 가운데 수도권 트리플역세권에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에서도 건설사를 찾는 데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나라장터에 따르면, 금정역 역세권 재개발사업 시행사는 지난 25일 시공사 선정 재입찰 공고를 게시했다. 공고에는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1028 일대 5만8139㎡에 1441가구가 들어선다는 내용이 담겼다. 용적률 307.39%와 건폐율 21.25%를 적용한다.
지난달 열린 1차 시공사 선정 현장설명회에는 DL이앤씨와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이앤씨 등 1군 건설사를 포함해 9개 건설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9일 1차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무응찰로 유찰됐다.
1군 건설사들도 대거 현장설명회에 참여하며 관심도를 높였지만 공사비가 발목을 잡았다. 1차 선정 공고에 따르면, 예상가액은 약 4324억원이다. 연면적 24만6464㎡로 나누면 3.3㎡당 580만원 수준이다.
최근 공사비가 상승하자 건설사들은 주요 사업지 위주로 선별 수주를 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입지가 좋더라도 공사비 산정 가격이 낮으면 입찰에 나서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산본신도시 중에서도 금정역 역세권 재개발사업은 지반이 암석이고 구릉지역이 포함돼 공사비가 다른 곳들보다 고액일 것이라는 업계 분석도 나온다. 또 도로폭이 좁아 건설비용이 높을 수 있는데 예상 공사비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됐다는 것이다. 참고로 최근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고 있는 서울시 중구 신당9구역은 공사비가 3.3㎡당 840만원까지 오른 상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책정이 낮게 된 것 같다. 3.3㎡당 최소 600만원대 후반은 받아야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며 “3000가구 이상 대단지이면 공사 평단가를 낮출 수 있겠지만 1440가구 수준에서는 현재 비용으로는 수지가 맞지 않다”고 평가했다.
해당 재개발사업 관계자도 낮은 공사비 산정으로 유찰이 된 것으로 봤다. 이에 입찰이 또 수포로 돌아갈 경우 공사비 책정에 대해 차후 협의를 진행하고, 컨소시엄도 허용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