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 확대에는 여야 모두 공감대

국힘, 지자체 예산으로 학교 지원 유도

민주, 중앙정부 예산 확대 우선 주장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운영 중인 서울 소재 한 대학에서 학생들이 줄을 서 있다. 박혜원 기자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운영 중인 서울 소재 한 대학에서 학생들이 줄을 서 있다. 박혜원 기자
대학교에서 제공되는 학식들 [헤럴드경제DB]
대학교에서 제공되는 학식들 [헤럴드경제DB]

지난 봄 대학가 ‘천원의 아침밥’에 반짝 관심을 쏟아내던 정치권이 올초 예산 확대 일단락을 지었지만, 새학기를 앞두고 지원 확대 필요성이 다시금 강조되고 있다.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대학생과 청년들의 식단이 더욱 부실해질 위험에 처하면서다.

여야는 현재 이를 정책 우선순위에 놓고 있지는 않다. 다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올해 말 ‘예산 국회’에서 주요 청년 정책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여야 모두 정책 확대 공감대는 있으나 예산 규모 확대는 소규모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긴축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내실 있는 예산편성을, 더불어민주당은 예산 대폭 확대를 주장하고 있어 줄다리기도 예상된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최근 열린 내년도 예산안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천원의 아침밥 관련 예산을 확대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규모는 발표하지 않았지만 국민의힘은 현재 정부가 부담하는 예산 확대, 천원의 아침밥 예산이라는 사용처를 명시한 지방자치단체 교부금 확대 등 두 가지 방안을 놓고 검토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원의 아침밥은 학생이 1000원, 농림축산식품부가 1000원, 학교가 나머지를 부담해 3000~5000원 상당의 아침밥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당초 정부는 올해 41개 대학, 연 69만명 분, 7억8000만원 지원을 계획했지만 천원의 아침밥 인기가 높아지면서 사업을 확대했다. 지난 5월 참여를 희망한 104개 대학을 추가 선정했고 지원 예산 규모도 25억원(234명분)으로 3배 이상 늘린 바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총선 정국이다보니 내년도 예산안에 청년 관련 정책으로 분류되는 아침밥 지원은 늘리겠지만, 윤석열 정부 예산 기조가 긴축이기 때문에 확대 규모는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중앙정부 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리기보다, 지자체가 지자체 예산으로 학교를 지원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부 예산 확대를 우선 주장하고 있다. 농식품부 지원 규모를 대폭 확대해서 대학 등 부담을 크게 낮추자는 주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현재 예산 규모로 보면 수백억대, 수천억대 큰 예산항목이 아니기 때문에 의미있는 수준으로 확대할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지자체별 지원도 필요하지만 이에 기대서는 지역별 격차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학식 비용을 보조하고 있는 지자체 지원 편차가 크다는 분석도 나왔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실이 전국 17개 시·도·광역지자체로부터 제출받은 ‘2023년 전국 지자체 천원의 아침밥 예산 지원 현황’에 따르면 전국 10개 광역자치단체가 지원했고, 나머지 강원·경기·경북·부산·세종·울산·충북 등 7곳은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10개 광역단체가 지원한 예산 규모는 18억9000만원이었다.

민주당은 예산 확대와 함께 초중고교 급식과 같이 지방비를 의무매칭하는 방법을 제안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또 안민석 의원은 지난 4월 국가와 지자체의 급식 지원, 예산 확보 등 의무 조치를 명문화하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법안은 현재 법사위 계류 중이다.

아울러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내년 총선에서의 청년공약으로 이어가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지난 3월 사업을 전국 350여개 대학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예산을 50억원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원욱 의원 등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정책이 대학생들뿐 아닌 청년 일반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하는 ‘아침밥 바우처’를 제안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3월 여야는 하루가 멀다 하고 ‘천원의 아침밥’ 확대를 강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취임 직후 천원의 아침밥 이슈를 발굴하고 지원 확대를 이끌어냈다. 김 대표는 물론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하루가 멀다 하고 대학교 학생식당을 찾아 대학생들과 아침 식사를 하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전국민적 관심사가 모아진 바 있다. 이세진·신현주·양근혁 기자


jin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