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올해 추석에 개봉하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 퇴마 연구소') 주연을 맡은 배우 강동원은 22일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이 영화를 이렇게 소개했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는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으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꿰뚫는 통찰력과 타고난 말솜씨로 퇴마사 행세를 하는 천박사(강동원 분)가 귀신을 보는 눈을 가진 유경(이솜)의 의뢰로 무시무시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다.
강동원은 '검은 사제들'(2015)에서도 귀신을 쫓아내는 사제를 연기한 바 있다.
그는 "그땐 신부가 되기 위한 수업을 받는 부제 역할을 맡았지만, 이번엔 사기꾼"이라며 천박사라는 캐릭터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네이버 웹툰 '빙의'가 원작인 이 영화는 퇴마를 소재로 하지만, 현대적인 설정으로 새로운 느낌을 더했다.
천박사는 유튜브 퇴마 채널 '하늘천 TV'를 운영하는 인플루언서로, 굿을 할 땐 랩을 하듯 주문을 왼다. 그의 동료 인배(이동휘)는 기술 담당으로, 원격조종 폭파 장치와 조명탄 등을 활용한다.
강동원은 굿 장면에서 무속인보다는 래퍼처럼 보인다는 말에 "대본을 읽으면서 그렇게 하면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그는 "무당분들의 유튜브를 보면서 연구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는 역동적인 액션 장면도 많다. 천박사는 귀신을 잡는 무기인 '칠성검'을 휘두르며 검술을 펼친다. 속도감 있는 자동차 추격 액션도 볼 수 있다.
강동원은 "장르를 명확하게 하나로 분류할 수 없는 영화"라면서도 "퇴마를 소재로 하지만, 오컬트보다는 액션 영화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는 김성식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홍원찬 감독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조감독을 맡으며 경력을 쌓았다.
김 감독은 '천박사 퇴마 연구소'에 대해 "코미디, 액션, 미스터리, 활극, 판타지가 다 들어 있다"며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영화"라고 강조했다.
영화 제목의 '설경'은 귀신을 잡기 위한 문양이 그려진 부적으로, 천박사의 비밀과 얽힌 중요한 소재다.
김 감독은 설경이 충청도 지역의 전통 굿에서 쓰인다며 "그 기원을 찾으려고 공주에 있는 박물관을 찾아가 실제로 작업한 선생님들을 뵙고 조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에서 인배는 천박사와의 티키타카로 웃음을 자아내는 감초 역할을 한다.
인배 역의 이동휘는 "대본을 보고 온몸을 던져 작품에 녹여낼 수 있다는 확신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강동원 선배님과 오래전부터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 (둘이 찍힌) 투샷에선 (외모에 대해) 자괴감도 느꼈다"며 농담하기도 했다.
귀신을 볼 줄 아는 유경을 연기한 이솜은 연기할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이 뭐였냐는 질문에 "동공 확장"이라며 웃었다.
이 영화에서 사람의 몸을 옮겨 다니며 빙의하는 악귀 범천 역은 허준호가 맡았다. '밀수'에도 출연한 김종수는 천박사와 오랜 인연을 이어온 골동품점의 황 사장을, 아역배우 박소이는 유경의 동생 유민을 연기했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는 천만 영화인 '베테랑'(2015), 942만명의 관객을 모은 '엑시트'(2019), '모가디슈'(2021), 올해 여름 흥행작 '밀수' 등을 내놓은 제작사 외유내강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