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형제株 소액주주 67만명 시대…올 들어 2배 불어 상장사 중 최고 증가 [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에코프로 형제’로 불리는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 주식을 가진 소액주주 수가 반년 사이에 2배 넘게 늘어났다. 코스피·코스닥 시장 전체 시가총액 상위 50개 종목 중 소액주주수 증가율 1·2위 자리도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이 나란히 차지했다.

올 상반기 국내 증시를 휩쓴 ‘2차전지 투자붐’의 영향력은 종목별 소액주주수 변화에서도 확실히 나타났다. 2차전지 제조 밸류체인을 구축했다는 평가 속에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금이 몰렸던 ‘포스코 그룹주’의 대표 주자 포스코홀딩스가 소액주주 50만명 시대를 열었고, 고려아연, SK이노베이션 등 2차전지 소재 제조사, 배터리 셀 제조사 등이 소액주주 증가율 최상단부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반면, 최근 수년간 국내 증시를 주도해왔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표 반도체주와 ‘네카오(네이버+카카오)’ 등 IT주의 경우 소액주주들이 감소하며 개미들의 외면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액주주수 증가율 1~4위 2차전지株 싹쓸이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총 상위 50개 기업 중 작년 말 대비 올해 상반기 말(6월 30일) 기준 소액주주수 변화 수치를 공시한 곳은 총 32곳이었다.

이중 소액주주수 변동률 1위는 132.34%를 기록한 에코프로, 2위는 86.37%인 에코프로비엠이었다. 작년 말 10만9619명이었던 에코프로 소액주주수는 올 상반기 25만4687명까지 늘었고, 에코프로비엠은 22만5303명에서 41만9892명까지 증가했다. 에코프로 형제주의 소액주주수 총합은 올해 상반기 67만4579명을 기록, 작년 연말보다 101.41% 늘며 70만명 선에 육박했다.

에코프로 형제주 이외에도 2차전지 관련주의 소액주주수 증가세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증가율 3위엔 2차전지 전구체·동박 제조사인 고려아연(78.58%·2만6053→4만6525명), 4위는 본업인 철강 사업의 반등에 2차전지 주요 원료인 리튬 관련 신사업으로 무장한 포스코홀딩스(68.78%·31만3370→52만8895명)가 이름을 올렸다. 2차전지 배터리셀 제조사 SK온을 자회사로 둔 SK이노베이션(22.24%·29만3593→35만8890명)은 6위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국내 증시에서 대세는 2차전지, 그중에서도 소재주 섹터였다는 점을 확연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7월 들어서도 개인들의 초강력 순매수세로 2차전지 소재주를 중심으로 주가 급등세가 나타났던 만큼 3분기 들어선 소액주주수가 6월 말보다 훨씬 더 많아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에코프로 형제株 소액주주 67만명 시대…올 들어 2배 불어 상장사 중 최고 증가 [투자360]

2차전지 관련주가 아닌 종목 중 소액주주수 증가율 상위권에 오른 곳은 5위 에쓰-오일(S-Oil, 29.13%), 7위 삼성바이오로직스(19.50%), 8위 KT(13.44%), 9위 하나금융지주(11.76%), 10위 KT&G(10.62%) 등이었다.

메리츠증권·화재를 100% 편입해 통합 지주사로 출범한 메리츠금융지주의 경우 소액주주수 증가율이 188.88%에 이르렀지만, 화재·증권 주주들과 포괄적 주식 교환을 완료한 후 대규모 신주 상장 과정을 거친 만큼 순위에선 제외했다.

SK하이닉스 ‘100만 소액주주’, 카카오 ‘200만 소액주주’ 무너져

상반기 중 소액주주 수가 작년 말에 비해 감소한 곳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섹터는 반도체다.

국내 시가총액 3위 SK하이닉스의 소액주주수는 100만7087명에서 77만7692명으로 반년 새 22.78%, 인원수로는 22만9395명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액주주 100만명’ 고지가 무너진 것이다. 소액주주수 순위에서도 4위 자리를 LG에너지솔루션(78만5526명)에 내주고 5위로 내려앉았다.

독보적인 소액주주수 1위 삼성전자 역시 반년 새 소액주주수가 2.51% 감소했다. 인원수는 581만3977명에서 566만8319명으로 14만5658명이나 감소했다.

한때 삼성전자의 뒤를 이어 차기 ‘국민주’ 칭호를 받았던 ‘네카오’ 소액주주들의 이탈세 역시 눈여겨 볼 대목이다.

카카오의 소액주주수는 작년 말 206만6544명에서 올 상반기 말 199만9126명으로 3.26% 감소했다. 소액주주수 국내 증시 2위 자리를 지켰지만 200만명 선이 붕괴하고 만 것이다.

네이버의 경우에도 소액주주수가 상반기 중 1.75%(105만1608→103만3170명) 감소했다.

에코프로 형제株 소액주주 67만명 시대…올 들어 2배 불어 상장사 중 최고 증가 [투자360]

금융투자업계에선 반도체주와 ‘네카오’ 모두 외형상으론 소액주주수 감소란 공통점을 보이지만, 이유는 확연히 다르다는 의견이 나온다. 반도체주는 ‘익절’, 네카오는 ‘손절’에 가깝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30.56%, 53.60% 상승했다. 반면, 네이버는 2.99% 상승에 그쳤고, 카카오는 심지어 7.53%나 주가가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14..66%, 코스닥 지수는 27.82%나 상승했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 동학개미운동 당시 높은 주가에 두 종목을 샀던 개인 투자자들이 주가가 어느 정도 만회한 상황에 털고 나갔을 경우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반면,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우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최고점(네이버 45만4000원, 카카오 16만9500원) 수년 내 주가가 다시 최고점을 향해 상승하기 힘들 것이란 회의적 시각이 커지며 개인 투자자들이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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