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최초 공매가 300억에 내놨지만 유찰
이달 공매가 약 245억부터…할인율 높여 진행
HUG “조속한 매각 필요하단 판단에 할인율 높여”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30년 넘게 도로 한복판에 방치돼 ‘유령건물’, ‘도심 속 흉물’로 불리던 대구 북구 복현오거리 ‘골든프라자’ 건물이 다시 한번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지난 5월 진행된 6번의 입찰 모두 번번이 유찰되자 소유주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할인율을 높여 공매에 부쳤다. 매각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입찰 차수별 할인율을 5%로 상향한 만큼 HUG는 이번 재입찰 과정을 통해 새 주인을 찾겠다는 목표다.
17일 HUG에 따르면 이날부터 ‘대구 북구 복현동 416-2 미완성건축물 및 토지’(골든프라자)에 대한 공매 입찰이 진행된다. 이는 HUG가 지난 5월 최초 공매가 300억원에 매각을 시도했지만 6월 초까지 약 한 달간 진행된 입찰 과정에서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유찰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HUG는 감정평가를 거쳐 공매가 300억원, 차수별 할인율 4%에 골든프라자를 내놨다. 그러나 6차례 이어진 공매 입찰이 유찰돼 가격은 244억6100만원까지 떨어졌다. 55억원 넘게 할인된 가격임에도 입찰에 참여한 수요자는 없었다.
이날부터 시작된 재입찰 가격은 이전 공매가인 244억6100만원으로, 18일까지 유찰될 시 5% 할인해 오는 22일부터 232억8000만원에 2차 입찰이 이뤄진다. 이렇듯 차수마다 5%의 할인율이 적용돼 다음달 4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5차 유찰된다면 같은 달 7일부터 최저 공매가 189억2700만원에 6차 입찰이 진행된다.
앞서 지난 1989년 주상복합으로 건축허가를 받은 골든프라자 건물은 시행사와 시공사간 법적 문제로 인해 1999년 공정률 82%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된 뒤 현재까지 준공되지 못한 채 방치돼 왔다. 1999년 공사 중단 이후 수차례 시공권 다툼 등으로 공사에 차질이 빚어졌지만 2014년 법원의 매각 허가 결정으로 경매 절차를 밟아 시행사 KPI&H가 낙찰받았다.
당시 KPI&H는 지하 7층~지상 17층 규모의 주상복합을 짓겠다는 계획으로 주택도시기금 430억원 융자를 신청해 273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KPI&H가 소유권을 가져간 이후에도 유치권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지속되며 골든프라자 건물 조성 사업에 진척이 없었다.
이에 HUG는 2018년 말 KPI&H로부터 소유권을 이전받고 타 업체가 무단으로 점유 중인 공간에 대한 명도소송을 제기해 최종 승소했다. 현재 HUG 입장에선 골든프라자와 관련된 권리관계, 가압류 등 법적 문제가 모두 정리돼 건물만 매각하면 되지만 이미 30여 년간 방치돼 유령건물이라는 이미지가 각인돼 있는 데다 부동산 시장 침체 분위기로 새로운 주인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HUG가 지난 입찰보다 차수별 할인율을 1%포인트(p) 높여 다시 시장에 내놓은 이유이기도 하다.
HUG 관계자는 “사업장 정상화를 위해 조속한 매각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어 할인율을 높여 내놨다”며 “사업장에 대한 법적 분쟁, 유치권, 명도 소송 등 법적 리스크가 해소된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입찰에서 매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입찰에서도 유찰이 된다면 결과 분석을 통해 차수별 할인율, 매각 공고 일정을 다시 파악해 공고를 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