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아름다운 연꽃은 잎과 뿌리까지 버릴 것이 하나 없는 식물이다. 특히 연꽃의 땅속 줄기는 가을에 끝 부분이 비대해진다. 이것이 우리가 먹는 연근이다.
연근은 ‘땅속의 보물’로 불리는 뿌리채소 중 하나로, 특히 소화 기능에 도움되는 성분이 풍부하다. 평소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면 양배추즙 외에 연근을 식단에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끈적한 뮤신…연근의 소화 촉진 성분
소화 기능에 좋은 연근의 대표 성분은 뮤신이다. 연근을 썰었을 때 실처럼 나타나는 끈적한 성분이다. 뮤신은 단백질 소화를 촉진시키며 위산으로부터 위벽을 보호해 위궤양·위염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연근이 ‘천연 소화제’로 불리는 이유다.
뮤신과 함께 연근의 껍질이나 마디에 함유된 탄닌 역시 염증을 억제하면서 위장질환 예방을 돕는다. 실제로 지난해 보고된 환경부 산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연구팀의 실험에서는 연근의 항염증 효과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연근 추출물의 항염증 효과가 세포 내 염증 유발 활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소화에 좋은 뮤신은 혈당을 조절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체내 당질 분해 속도를 조절해 혈당 관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삭한 식감·단맛…피클·샐러드·쌈·칩 등에 제격
연근은 주로 반찬용으로 조려서 먹지만, 아삭한 식감·은은한 단맛·특이한 문양을 잘 살린다면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 신선한 ‘샐러드’의 아삭한 토핑 재료로 제격이다. 블루베리와 함께 상큼한 ‘연근 피클’도 만들 수 있다. 연근 위에 오이, 맛살 등을 얹어 부추로 묶은 ‘연근쌈’, 다진 연근에 찹쌀가루·돼지고기를 넣고 쪄먹는 쫄깃한 ‘연근 찹쌀찜’도 있다.
천연 스낵의 인기에 맞춰 ‘연근 스낵’을 만들어도 좋다. 연근을 얇게 자른 후 기름에 튀기거나 에어프라이어로 구우면 바삭하게 씹히는 ‘연근부각’ 또는 ‘연근칩’이 완성된다.
연근 조리 시에는 식초를 이용하면 좋다. 연근은 껍질을 벗겨서 그대로 두면 누렇게 갈변된다. 끓는 물에 데칠 때 식초를 넣으면 색 변화를 막을 수 있다. 데친 후에는 찬물에 담가둬야 연근의 쓴맛이 한층 연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