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국립묘지 안장해달라”고 했지만 거부

횡령·배임 등으로 실형 포함 2차례 전과 있다는 사유

법원 “국립묘지안장 비대상자 선정 정당”

서울행정법원 전경. [대법원 제공]
서울행정법원 전경. [대법원 제공]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횡령·배임 등으로 실형 전과가 있는 6·25 참전용사를 국립현충원에 안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신명희)는 6·25 참전용사 A씨의 유족이 “국립묘지안장 비대상자로 결정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유족 측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소송 비용도 A씨 측에서 전부 부담하도록 했다.

1932년생 A씨는 18세에 입대, 6·25전쟁에 참전했다. 그는 전투 중 총상을 입어 상이등급(부상 정도) 2급 판정을 받고 국가유공자로 지정됐다. 상이등급 2급은 사회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심한 장애 정도로 분류된다.

A씨가 사망한 뒤 그의 유족은 국립서울현충원에 “A씨를 국립묘지에 안장해달라”고 했지만 심의위원회는 지난해 4월, 이를 거부했다. A씨에게 횡령·배임 등으로 실형을 포함한 2차례 전과가 있다는 이유였다. 국립묘지법에 따르면 망인이 국립묘지의 영예성(영광스러운 명예)을 훼손한다고 인정되는 경우 안장 비대상자로 결정할 수 있다.

A씨는 1959년에 상해 및 업무상 횡령죄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또한 집행유예 기간 중 업무상 배임을 저질러 1961년에 징역 8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한상이용사회에서 회계를 담당하며 부당하게 재산상 이득을 취한 혐의 등이었다.

국립서울현충원의 결정에 대해 A씨 유족은 반발했다. 유족들은 “해당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해서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행위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한 “(유죄가 선고된 건) 회계 정산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었을 뿐 개인적으로 (회비를) 빼돌리지 않았다”고 했다.

법원은 A씨 유족의 주장을 기각했다. “고의에 의한 범행으로 2차례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상 심의위원회의 판단이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며 “(유족 측 주장과 달리) A씨가 범행으로 개인적인 재산상 이득을 취득한 게 아니라는 것을 인정할 근거도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A씨가 사면·복권된 사정도 찾아볼 수 없고, 피해 회복이 이뤄졌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도 없다”며 “위원회의 결정이 규정을 위반해 객관성을 잃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A씨의 유족은 1심 판결에 대해 불복했다. “2심 판단을 다시 받겠다”고 항소하면서 2심이 서울고등법원에서 오는 10월에 열릴 예정이다.


notstr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