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형 감리' 도입 고려

“LH 감리 비용도 높아”

LH 저격한 김헌동 SH공사 사장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위례포레샤인 23단지 인근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위례지구(A1-5블록) 분양원가 공개 및 건설산업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감리사의 관리·감독권을 강화한 '서울형 감리'를 도입하겠다고 밝히며 최근 철근 누락 사태를 일으킨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작심 비판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8일 송파구 위례포레샤인 23단지 인근 근린공원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시공 품질 확보·현장 안전관리 제고·부실시공 방지 등을 위해서는 아파트가 설계도서 등에 따라 제대로 시공됐는지를 관리·감독하는 감리 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며 "더 효과적이고 내실화된 감리 운영을 위한 서울형 감리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리업체가 대가를 중간에 가로채지 못하게 감리제도를 설계하겠다는 취지다.

김 사장은 "50∼60년간 유지된 카르텔을 깨부수려는 게 서울형 감리"라며 "지금까지 하던 방식을 완전히 뜯어고치겠다"고 언급했다.

최근 LH가 시행자를 맡은 아파트에 설계, 시공, 감리 등 총체적 부실이 일어나 철근 누락이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LH 퇴직자들에 대한 전관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이날 LH를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LH가 짓는 아파트의 실공사비 대비 감리비용 비율은 국토교통부의 기본형 건축비에서 정한 감리비 비율보다 높다"면서 "이렇다 보니 (LH) 퇴직자가 회사를 차려 일을 가져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기자설명회를 마친 김 사장은 기자들과 '드롭 판넬'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위례포레샤인 23단지 지하 주차장을 돌아봤다. SH공사 관계자는 "드롭 판넬이 있는 무량판 구조는 기둥만으로 지지하는 구조보다 펀칭(뚫림) 전단 현상 방지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SH공사는 올해 4월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붕괴 사고 발생 이후 문제가 된 무량판이 적용된 건축물에 대한 전수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김 사장은 "부실 공사를 방지하고 건설 기득권 카르텔을 타파하기 위해 후분양제와 직접시공제, 적정임금제, 고품질 주택 등을 시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민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건설산업의 선진화에 기여하고자 계속해서 혁신적인 정책을 찾아 시행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LH 저격한 김헌동 SH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