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SMEE, DUV 노광장비 연내 개발”

9월부터 ASML DUV 장비 대중 수출 제한

“수출 통제 대응한 기술 자급자족 돌파구”

중국 반도체 장비업체 SMEE가 28나노급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연내 개발해 공급할 전망이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 직원들이 DUV 노광장비를 테스트하고 있다. [로이터]
중국 반도체 장비업체 SMEE가 28나노급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연내 개발해 공급할 전망이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 직원들이 DUV 노광장비를 테스트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미국이 첨단 반도체 생산 장비의 중국 수출길을 틀어막고 있는 가운데 중국 내에서 28나노(nm)급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연내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개발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의 반도체 기술 수출통제 효과는 반감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모닝포스트(SCMP)는 2일(현지시간) 중국 증권데일리 등을 인용해 중국 반도체 장비 업체인 상하이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 이큅먼트(SMEE)가 28나노급 노광장비 SSA/800-19W를 개발해 연내에 시장에 내놓을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을 포함한 관영 언론들도 이를 확인하는 기사를 냈다.

국영기업인 SMEE는 지난해 12월 미국 정부가 반도체 기술 수출 통제 명단에 올린 중국 기업 36곳 중 하나다. SMEE는 현재까지 90나노급 불화아르곤(ArF) 노광장비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0나노급 ArF 노광장비는 전력 관리 및 무선 주파수 칩과 같은 저가형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데 사용되는 장비다.

앞서 지난 2020년 초 반도체 업계에서는 SMEE가 28나노급 DUV 노광장비를 공개할 것이라는 설이 돌았으나 실제 이뤄지지는 않았다. 노광은 반도체 집적 재료를 원하는 패턴으로 깎아내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빛에 노출해 원하는 패턴을 표면에 입히는 과정을 말한다.

DUV의 경우 네덜란드 ASML이 생산하는 EUV보다 기술 수준이 한단계 낮다. SMEE는 ASML과 기술 격차가 10년 이상 난다. 하지만 28nm 노광장비 생산에 성공하면 EUV 장비로 만드는 최선단 제품 아래 단계인 ‘성숙공정’ 반도체에서 국산 대체효과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중국은 2026년까지 200~300㎜ 웨이퍼를 사용하는 반도체 공장(팹) 26곳을 건설할 예정이다. 이는 미주 지역에 위치한 16개 팹보다 많은 숫자다. 시장조사업체 IBS는 2025년 전세계 범용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이 40%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이 28나노급 DUV 노광장비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범용 반도체까지 확대되는 서방의 제재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 상무부는 첨단 기술 뿐 아니라 범용 반도체 기술도 규제하는 새로운 제재안을 검토하고 있다. 범용 제품 수출길까지 막힐 경우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고사 위기로 내몰리게 된다.

범용 반도체는 10나노 미만의 최첨단 반도체는 아니지만 미사일, 레이더 등 군사용 무기에도 들어가는 만큼 중국이 이 분야 제조 기술을 확보하면 미중 간 안보 경쟁에서 중국이 유리해질 수 있다.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 앞서 있는 네덜란드도 중국을 겨냥한 새로운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시행을 앞두고 있다. 네덜란드는 다음달부터 자국 반도체 장비 업체를 대상으로 특정 장비 선적 시 정부 허가를 받도록 의무화한다. 새로운 규제 대상에는 ASML의 DUV 노광장비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네덜란드 정부는 2019년 부터 EUV 노광 장비의 중국수출을 금지해왔다. 네덜란드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응해 중국은 최근 DUV 장비를 대거 사들이는 움직임을 보였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23일부터 노광·식각·세정을 아우르는 23종의 첨단 반도체 장비에 대한 수출 규제를 시행했다. 해당 장비를 수출하려면 경제산업성의 허가가 필요하도록 했지만 한국·미국·대만 등 42개국에는 예외를 적용해 사실상 중국을 겨냥했다.

서방의 제재 강화에 중국은 지난 1일부터 갈륨과 게르마늄 등 반도체 핵심 광물의 수출을 통제하며 보복에 나섰다.

SCMP는 “SMEE의 28나노 급 노광장비 개발은 미국 주도의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이 강화되는 가운데 기술 자급자족을 향한 중국 정부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