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컬리가 ‘다음날 낮에 물건을 받을 수 있는 배송(낮배송)’ 주문 마감시간을 오후 10시에서 오후 11시로 1시간 늦춘 것으로 파악됐다.
새벽배송 서비스인 ‘샛별배송’ 운영지역을 제외한 곳에서도 배송 서비스를 강화해 온라인 소비자와 접점을 늘리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최근 e-커머스(전자상거래)업계에서 불붙은 익일배송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컬리, ‘낮배송’ 주문 마감 오후 10→11시…일반택배 서비스도 강화
2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컬리는 지난달 14일부터 낮배송 주문 마감시간을 오후 11시로 늦춰 운영 중이다. 컬리는 대다수 상품을 샛별배송으로 운영하는데 샛별배송 운영지역이 아닌 곳에 대해서는 주문 다음날 낮 12시께 상품을 배송하는 낮배송을 제공한다. 다른 e-커머스업체가 운영하는 익일배송과 비슷한 서비스다.
컬리의 샛별배송 운영지역은 현재 수도권, 충청, 대구, 부산·울산·양산, 김해·창원 등이다. 이 지역 소비자는 오후 11시 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에 상품을 받을 수 있다. 그 외 지역은 원래 오후 10시까지 주문해야 다음날 낮배송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번에 방침이 바뀌면서 1시간 여유가 생긴 것이다.
컬리 관계자는 “일반택배지역 거주 고객들도 이제는 컬리 샛별배송과 같이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배송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컬리가 익일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은 온라인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소비자들과 접점을 조금이라도 더 늘리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지난달 17일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온·오프라인 플랫폼 기반 공동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컬리는 1만7400여개 점포를 보유한 CU의 오프라인 인프라를 활용해 전국 모든 지역에서 상품을 팔 계획이다. CU도 1차 상품, 뷰티상품, 컬리온리 상품 등 컬리 단독 상품을 편의점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컬리는 전국적으로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며 상황에 맞춰 물류센터를 추가로 짓는 등 ‘컬세권(컬리+역세권)’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충성고객 늘려라” 특명…‘익일배송’ 사활 거는 e-커머스업계
컬리뿐만 아니라 e-커머스업계는 일제히 익일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며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새벽배송시장이 사실상 쿠팡·컬리의 양자구도로 재편된 상황에서 익일배송을 두고 e-커머스업체 간 경쟁이 불붙는 모양새다.
현재 주요 e-커머스업체의 익일배송 주문 마감시간을 보면 쿠팡(로켓배송)·11번가(슈팅배송)는 전날 자정(밤 12시), SSG닷컴(쓱1데이배송)은 오후 11시, G마켓(스마일배송)은 오후 8시 등이다.
익일배송의 선두주자는 쿠팡이다. 쿠팡은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했다. 이후 지금까지 수조원을 투자해 서울·경기·인천·대구·광주·충남·경남 등 전국 30여곳에 물류인프라를 구축했다. 쿠팡의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는 최근 역대 최대 규모의 공개채용을 하며 물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G마켓도 2014년부터 익일배송 서비스 ‘스마일배송’을 운용 중이다. 올해 3월 입점 판매자의 편의를 개선하기 위해 스마일배송 비즈니스 채널을 만들었고, 지난달에는 판매자 상품을 직접 받아 스마일배송 물류센터에 보관하는 입고 대행 서비스를 재단장했다.
11번가도 슈팅배송에 힘을 쏟고 있다. 올 1분기(1~3월) 슈팅배송 직매입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1% 증가했고, 구매고객 수도 118% 늘었다. SSG닷컴은 지난달 상온상품 합포장 익일배송 서비스인 ‘쓱1데이배송’을 도입하며 익일배송시장에 뛰어들었다. 가공식품·생필품에 더해 패션, 스포츠, 반려동물용품 등 공산품도 대상이다. 여러 상품을 동시에 주문해도 한 상자로 배송하는 점이 차별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마다 다양한 전략과 방법을 도입하고 있지만 결국은 어떻게 하면 더 고객과 접점을 늘리느냐가 핵심”이라며 “앞으로도 배송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