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백화점 3사(롯데백화점·신세계백화점·현대백화점, 가나다순)가 다음주 중 2분기(4~6월)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불경기에 고물가로 백화점에서 값비싼 물건에 대한 소비가 줄어든 데다 해외 여행객도 늘어나 수익성에 ‘먹구름’이 낄 것으로 보고 있다.
백화점 3사 2분기 영업이익, 전년比 두자릿수 하락 전망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8일, 신세계백화점은 9일 각각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아직 미정이지만 예년에 비춰보면 다음주 중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올 2분기 백화점 사업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두자릿수 정도의 하락폭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을 포함한 롯데쇼핑의 2분기 매출액 컨센서스(평균 예상치)는 3조83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9019억원)에 비해 1.6%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44억원에서 810억원으로 8.9%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롯데백화점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은 지난해에 비해 두자릿수 정도의 비율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16%, 삼성증권은 18% 하락을 예측했다.
신세계는 올해 2분기 매출액이 1조696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8771억원)에 비해 9.6% 줄어들 전망이다. 영업이익 또한 1874억원에서 1544억원으로 17.6%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백화점 부문도 비슷한 수준의 하락폭을 보일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1조1853억원, 711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1252억원·712억원)와 비교해 매출액은 5.3% 증가, 영업이익은 0.1% 감소한 수준이다. 다만 현대백화점도 백화점 부문만 보면 다른 백화점과 비슷한 두자릿수의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고물가·불경기에 닫힌 지갑…해외여행객 증가도 ‘악재’
이처럼 백화점 업계의 2분기 수익성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것은 무엇보다 고물가와 경기 부진으로 소비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발표한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에서 백화점업계의 지수는 79였다. RBSI란 유통기업들이 예측하는 경기로,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에 비해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백화점은 유통채널 중 유일하게 전 분기에 비해 하락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서도 백화점의 경우 매출 증감률은 올해 4월 2.5% 이후 5월 -0.2%, 6월 0.3% 수준이었다. 구매건수 증감률도 올해 ▷4월 2.8% ▷5월 -0.1% ▷6월 0.2%로 정체 상태다.
이에 더해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선언’ 이후 해외여행이 급증하면서 소비가 줄어든 영향도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인천공항 국제선 여객실적은 2440만1190명으로 지난해 상반기(393만7404명)에 비해 6배가량인 519.7%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3525만 8765명)의 69.2% 수준으로 회복된 수치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거리두기 완화 이후 실적이 워낙 좋았던 데다 올해에는 경제적인 상황이 좋지 않아 상대적으로 실적이 안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대안으로 백화점은 다양한 유명 F&B(식음료) 브랜드를 들여오고 매장을 체험형 공간으로 바꾸는 등 젊은 소비자를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