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025년 정기 임원 인사

지난해 143명에서 올해 137명으로

부사장 승진 줄이고 상무 늘려 세대교체

이재용 중시 ‘기술 인재’에 승진자 집중

삼성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시스]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삼성전자 임원 승진 규모가 최근 4년 연속 감소했다. 대내외 불확실한 경영 환경과 주력 사업인 반도체의 다소 부진한 실적 등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승진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서도 부사장 승진을 줄이고 상무를 대폭 늘려 세대교체와 인적쇄신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9일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하고 부사장 35명, 상무 92명, 마스터 10명 등 총 137명이 승진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1년 삼성전자 승진 임원 214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4년 연속 감소 추세이다. 2022년 198명으로 줄어든 뒤 2023년 187명, 2024년 143명으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임원 승진 규모가 24% 감소한 가운데, 올해는 이보다 더 줄어든 셈이다.

사업부문별로는 지난해 DX(디바이스경험) 부문 87명,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56명 승진했지만 올해는 각각 86명, 51명으로 주로 DS부문에서 승진자가 줄었다. 시장 예측을 밑돈 반도체 사업 실적 등이 승진 인사 규모에 반영된 ‘신상필벌’의 결과로 읽힌다. 특히 지난해 DS부문에서 부사장 승진자는 23명이었는데 올해는 12명으로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전체적으로 부사장 승진은 지난해 51명에서 35명으로 감소한 반면, 상무 승진자는 지난해 77명에서 올해 92명으로 늘어나 이번 인사를 통해 삼성전자의 뚜렷한 세대교체 의지가 드러났다. 삼성전자도 “현재의 경영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성과주의 원칙 하에 검증된 인재 중심으로 세대교체를 추진하는 등 인적쇄신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임원 인사는 이재용 회장 취임 후 세 번째 인사로 평소 이 회장이 강조해온 기술 중시 경영 철학에 따라 소프트웨어, 신기술 분야 인재가 중용됐다. 대표적으로 박정호(50) DX부문 CTO SR 차세대통신연구센터 부센터장(부사장)은 5G(세대) 선행기술 개발 및 상용화 분야에서 성과를 창출해온 통신분야 전문가로 AI(인공지능)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통신기술 개발, 6G 에코시스템 구축 등을 이끌었다.

올해도 과감하게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을 발탁해 미래 경영자 후보군을 강화했다. 임성수(46)DS부문 CTO 반도체연구소 DRAM TD1팀 부사장은 세계 최초로 수직 채널 트랜지스터(VCT) 개발을 주도하여 미래 경쟁력을 확보했다. 하지훈(39) DX부문 CTO SR 통신소프트웨어연구팀 상무는 vRAN 차별화 기술을 이끌며 통신 사업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이날 인사로 경영진 인사를 마무리한 삼성전자는 조만간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