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3종 시설물 지정 입법 착수
화재사고 당시 방음터널 ‘관리규정 미비’ 지적
시설물안전법 시행령 개정…방음터널 명시
3종 시설물 지정시 점검 의무·관리계획 수립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61명의 사상자를 낸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사고 이후 반 년이 지난 가운데, 정부가 방음터널을 3종 시설물로 지정해 안전관리계획 수립 및 정기안전점검 의무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한 시행령 개정에 착수했다. 사고 당시 방음터널이 일반 터널로 분류되지 않아 관리규정이 미비해 ‘안전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26일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시설물안전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방음터널을 3종 시설물로 지정해 관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시설물안전법상 관리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골자다.
시설물안전법은 국토부는 교량·터널·댐·옹벽·건축물 등을 규모 및 중요도에 따라 1·2·3종 시설물로 분류해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고속철도 터널, 연장 1000m 이상 터널 등은 1종에 속하고, 고속국도·일반국도·특별시도 및 광역시도의 터널 등은 2종으로 분류된다. 또한, 연장 300m 미만의 지방도·시도·군도 및 구도의 터널 등은 3종에 포함된다.
그러나 그간 방음터널은 1·2·3종 시설물 분류 기준 어디에도 명시돼 있지 않아 안전관리 기준이 사실상 부재했다. 과천 방음터널 화재사고 당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안전을 도외시하고 미뤄왔던 정부의 업무 태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동안 기준이 미비했던 것에 대해 철저히 기준을 마련하고 국토부가 모든 계획을 앞당겨서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시행령에 따르면 토목분야 3종 시설물 범위는 교량, 터널, 육교, 옹벽, 그 밖의 시설물로 나뉜다. 그 밖의 시설물은 ‘중앙행정기관 장 또는 지방자치단체 장이 재난예방을 위해 안전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인정하는 교량·터널·옹벽·항만·댐·하천·상하수도 등의 구조물과 이와 구조가 유사한 시설물’을 뜻한다. 국토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터널과 구조가 유사한 시설물은 도로법 및 도로터널 방재·환기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 등 관련규정에 따른 터널형 방음시설(방음터널)을 포함한다’는 문구를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방음터널이 3종 시설물로 지정되면 안전관리계획을 세우고, 주기적으로 안전점검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방음터널을 3종 시설물로 편입함으로써 지정권자가 관리를 지정해 안전관리계획 수립 의무, 정기안전점검 의무 등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3종 시설물의 경우 정기안전점검을 1년에 2~3번 시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