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84㎡ 입주권 19억여원에 팔려
헬리오·파크리오 실거래가와 비등해
DMC SK뷰·흑석자이 등도 수억 웃돈
규제 완화·분양가 상승에 거래량 늘어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한때 고분양가 논란으로 미계약분이 쏟아지던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의 위상이 바뀌었다. 오히려 최근 수도권 분양가 상승세와 비교하면 저렴했다는 평을 받으며, ‘국민평형’(전용 84㎡) 기준 입주권에 6억원의 웃돈이 붙었다. 불과 몇달 전까지만 해도 서울 주요 지역에서조차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 매물이 쏟아졌는데, 시장 분위기가 확연히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달 24일 19억510만원에 팔렸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의 해당 면적 가격이 19억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전용 84㎡ 일반 분양가가 약 13억원이었는데, 약 6억원이나 프리미엄이 붙었다. 이는 송파구 주요 대단지의 전용 84㎡ 실거래 가격과도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달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84㎡ 실거래가는 16억~20억3000만원, 신천동 ‘파크리오’는 18억6000만~22억원이었다.
앞서 선순위 청약 마감에 실패했던 올림픽파크포레온은 무순위 청약에 잔여 물량 899가구가 모두 판매된 데 이어, 이젠 입주권에 수억원의 웃돈이 붙어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에만 총 21건의 입주권이 팔렸다. 저조한 특별공급 청약 성적에 ‘서울 불패’가 옛말이 됐다는 평가까지 나왔지만 결국 청약 당첨자들은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둔촌주공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른바 ‘링세권’(서울시가 추진 중인 대관람차 ‘서울링’ 입지와 가까운 지역)이 기대되는 아파트도 전용 84㎡ 기준 입주권에 4억원 이상 프리미엄이 붙었다. 지난달 24일 서울 은평구 수색동 ‘DMC SK뷰아이파크포레’ 전용 84㎡ 입주권은 신고가인 11억원에 팔렸다. 전용 84㎡ 일반 분양가는 6억원 후반대였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 총 10건의 입주권이 거래됐다.
최근 무순위 청약에 무려 93만명이 몰린 동작구 흑석동 ‘흑석리버파크자이’의 전용 59㎡ 입주권은 지난달 최고가인 13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면적 아파트는 올해 초 11억원에 팔린 바 있다. 흑석리버파크자이 전용 59㎡의 해당 타입 일반 분양가는 6억4650만~6억8410만원으로, 최고가는 프리미엄이 7억원 이상 붙은 셈이다.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 4월 25억원에 팔렸는데, 지난달에는 4억원 가까이 오른 28억9198만원에 거래됐다.
불과 몇달 전만해도 시장에서는 분양가보다 싸게 파는 ‘마이너스피’ 매물 출회가 이어졌다.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자 일부 분양자들이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매매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분양권 전매제한 규제 완화뿐만 아니라, 수도권 고분양가 논란 단지 완판과 신축 아파트 분양가 고공행진 등 상황이 맞물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6월 서울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3192만7500원으로 4개월째 늘었다. 여기에 수도권 아파트 가격 ‘바닥론’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지금 집값이 가장 싸다’는 인식이 퍼지며, 웃돈을 얹어서라도 물건을 잡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한편 올해 상반기 거래된 서울 아파트 분양·입주권 전매는 총 274건(해제 발생 건수 제외)이었다. 둔촌주공, 흑석리버파크자이 등 외에도 강남구 개포동 ‘개포프레지던스자이’, 강동구 길동 ‘강동 헤리티지 자이’, 성내동 ‘힐스테이트 천호역 젠트리스’, 천호동 ‘강동 밀레니얼 중흥S-클래스’, 광진구 자양동 ‘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 노원구 상계동 ‘노원 롯데캐슬 시그니처’,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역한양수자인192주상복합’ 등 단지의 입주·분양권이 손바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