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평소와 동일한 식단을 유지했는데도 체중이 불어났다면, 장기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 않은지 의심해 볼 수 있다. 체중 증가의 다양한 원인에는 스트레스도 해당된다. 우리가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부르는 코르티솔의 영향이다.
똑같이 먹어도 뱃살이? …“스트레스, 체지방 축적 촉진”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이 분비된다. 단기적인 가벼운 스트레스는 괜찮지만, 스트레스가 지속될 경우에는 코르티솔 수치 상승이 만성화돼 문제가 발생한다.
박초롱 부산365mc병원 영양사는 “코르티솔은 근육을 분해한다. 그런데 과도한 스트레스로 코르티솔 분비량이 증가하면 근육이 손상되고 기초대사량이 감소하게 되면서 살찌기 쉬운 체질로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9년 국제학술지 ‘연간임상심리학리뷰’에 실린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연구팀의 실험에서는 평소 코르티솔 수치가 높은 그룹의 경우 대조군에 비해 체지방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코르티솔 수치가 지속 상승되면 뇌에서 지방을 축적하라는 신호를 몸에 보낼 수 있다. 즉 먹는 것을 하나도 바꾸지 않더라도 내장 지방이나 뱃살 형성이 촉진될 수 있다”고 했다.
스트레스 받으면 ‘단 음식’ 섭취하거나, ‘더 많이’ 먹는 이유
코르티솔 호르몬이 체중 증가를 일으키는 또 하나의 원인은 ‘고칼로리’ 음식을 ‘더 많이’ 먹게 만드는 데 있다. 코르티솔은 식욕을 증진시키는 그렐린 호르몬 분비를 촉진한다. 반면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렙틴 호르몬에 대해서는 뇌의 민감성을 감소시킨다. 즉 식욕과 관련된 뇌 부위를 자극해 과식을 유도하고, 달고 기름진 음식을 더 찾게 만드는 것이다.
2000년 국제학술지 ‘심리 연구’에 실린 영국 런던대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가벼운 업무량보다 장시간 까다로운 일을 지속할 경우, 실험자들의 설탕·포화지방·총 칼로리 섭취량이 더 늘어났다. 다만 너무 과도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식욕을 떨어뜨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은 가장 쉽고 즉각적인 쾌락을 주기 때문에 벗어나기어렵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방식이 습관이 되지 않도록 명상, 운동, 산책, 또는 천연 음식에 대한 미각 살리기 등의 방법을 이용하도록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