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 [연합]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급전이 필요한 이들에게 최대 100만원을 빌려주는 소액생계비 대출을 받은 이들 가운데 20대 청년층의 이자 미납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및 고정수입을 찾기 어려운 청년층이 한 달 몇 천원의 이자도 갚지 못하는 것이다.

소액생계비 대출 받고 이자도 못낸 20대 비율, 60대의 3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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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소액생계비 대출은 6월 말 기준 모두 6만3538명이 총 390억원을 대출 받았다. 이자를 제 때 내지 못하고 있는 이들은 이 중 8%에 해당하는 5204명(대출취소, 미실행, 납일일 미도래, 완제 등 제외)으로 집계됐다.

이 중 20대 청년층의 이자 미납비율이 가장 높았다. 만 19세를 포함한 20대의 경우 전체 대출을 받은 9244명 중 1177명이 이자를 미납했다. 12.73%에 달한다. 이어 30대(10.6%)가 대출을 받은 총 1만4056명 중 1497명이 이자를 다 내지 못했다. 40대(8.1%), 50대(5.9%), 70대 이상(4.6%), 60대(4.0%) 순으로 이자 미납자율을 기록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이자를 더 잘 갚았다.

20대 청년층은 4%대의 이자미납비율을 보이고 있는 60대 이상과 비교해선 3배나 더 이자도 못내는 이가 많은 셈이다.

3월 27일 출시된 소액생계비대출은 신용평점 하위 20%, 연소득 3500만원 이하의 성인이면 50만원까지는 한 번에 대출이 되고 이자를 갚으면 6개월 뒤 또 50만원 대출이 가능하다. 단, 주거비나 병원비 등 쓰일 곳이 있으면 첫 대출도 1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연 이자율은 15.9%에 달하지만, 실질적 실질적 이자 부담은 50만원 대출 실행 시 월 6416원 수준이다. 이를 성실하게 납부하면 6개월마다 금리가 3%포인트씩 인하돼 6개월후 5166원, 추가 6개월후 3916원으로 금리부담이 줄어든다.

한달 만원도 안되는 이자 못내는 청년층 어쩌나

한달 이자가 6000원 수준인데 2030 연령대의 미납자 수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걸 두고,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진 청년층의 ‘못 갚는 빚’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소액생계비 대출은 신용점수 등 안 갚을시 차주 본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그럼에도 20대~30대 사이에서 연체율이 높다는 건, 도덕적 해이보다는 그만큼 젊은 세대가 먹고살기 힘들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0~30대의 저축은행 취약차주 대출규모가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급등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급전창구를 찾는 저신용 청년들이 제2금융권은 물론이고, 정책금융까지 빌려 또 못갚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소액생계비 대출은 자금을 미끼로 일자리·복지 등 비금융 연계를 하는 게 핵심이지만, 이조차 개인의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자도 내지 못하고 있는 20~30대 청년들에게 대출을 안해줬으면 거의 100% 불법 사금융으로 갔을 것”이라며 “일자리 연결 등 비금융 연계 상담을 해주고는 있지만 강제로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젊은 사람들 중에서는 ‘알아서 할테니 연계는 안 해줘도 된다’는 사람도 있어 강요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