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청, 지난달 IFEZ 국제학교 설립 위해 AISL과 양해각서 체결

현행법에 따라 IFEZ에는 ‘비영리 외국학교법인(본교)’만이 설립 가능

AISL, 홍콩 영리기업으로 현행법 상 송도 국제학교 설립자격 없어

인천경제청 “AISL이 비영리법인으로 만들어 학교를 설립하면 문제 없어”

국제학교 설립 추진 인천경제청 실무과장, 실무진에서 빠져 있다고 회피로 일관

실무직원, IETSL과 협약했다고 말바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달 12일 홍콩에서 IFEZ 내 국제학교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AISL과 체결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중백 IFEZ정책특보, 로자나 웡 AISL 회장, 김진용 인천경제청장, 에릭 르엉 해로우 스쿨 대표(AISL CEO), 김종환 IFEZ투자유치본부장, AISL 대주주 대니얼 추 설립자이다.〈인천경제청 제공〉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달 12일 홍콩에서 IFEZ 내 국제학교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AISL과 체결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중백 IFEZ정책특보, 로자나 웡 AISL 회장, 김진용 인천경제청장, 에릭 르엉 해로우 스쿨 대표(AISL CEO), 김종환 IFEZ투자유치본부장, AISL 대주주 대니얼 추 설립자이다.〈인천경제청 제공〉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내 국제학교 설립 유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현행법을 위반한 채 강행하려고 해 파장이 예상된다.

IFEZ에는 현행법 상 ‘비영리 외국학교법인(본교)’만이 외국교육기관(국제학교) 설립 신청이 가능하도록 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국제학교명을 사용할 수 있는 아시아권 라이센스를 양도 받은 외국 영리기업이 설립하는 방식으로 협약이 체결돼 법령위반이 되고 있는데도 그대로 추진하려고 해 문제가 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IFEZ(송도국제도시) 국제학교 설립을 위해 지난 6월 홍콩을 방문, 영국 450년 전통 명문학교인 ‘해로우 스쿨(Harrow School)’을 유치하는 양해각서(MOU)를 AISL(Asia International School Limited) 에릭 르엉(Eric Leung) 대표와 체결했다고 지난달 13일 발표했다.

12일 국제학교 공모사업자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천경제청과 MOU를 체결한 AISL은 영국 해로우 스쿨 아시아 학교 설립 권한 라이센스를 가진 홍콩 영리기업(주식회사)이다. 따라서 영국 해로우 스쿨 본교(비영리 외국학교법인)가 아니어서 이 양해각서는 현행법에 위반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행 외국교육기관법(경제자유구역 및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외국교육기관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에는 제4조(설립자격)에 ‘외국교육기관을 설립할 수 있는 자는 외국학교법인에 한정한다’로 명시돼 있다.

제2조(정의) ‘외국학교법인’이라 함은 외국에서 외국법령에 따라 유아·초등·중등·고등교육기관을 설립·운영하고 있는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법인을 말한다. 다만, 국제학교가 많이 몰려있는 제주도에는 예외적으로 영리법인도 국제학교를 설립할 수 있다.

이 현행법에 따라 IFEZ에 국제학교를 설립할 경우 설립자는 반드시 ‘외국학교법인(비영리)’이어야 하고 외국학교법인의 분교가 설립돼야 한다. 따라서 인천경제청이 MOU를 체결한 AISL은 홍콩 사기업(영리법인)이 해로우 스쿨을 설립하는 설립자가 되기 때문에 외국학교법인(영국 해로우 스쿨)의 분교가 아니다.

다시 말해, AISL은 IFEZ에 국제학교를 설립할 자격이 없는데도 인천경제청은 이를 알고도 해당법을 무시하면서 MOU를 체결한 것이 아니냐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영국 해로우 스쿨 본교와는 전혀 무관하고 만약, 학교에 문제가 발생한다해도 본교는 법적 책임도 없다. 송도 국제학교 해로우 스쿨을 졸업하더라도 본교와 동문도 아니다.

홍콩 영리기업이 설립·소유·운영하는 일명 ‘해로우 코리아 국제학교’로 졸업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홍콩 영리기업이 송도국제학교 설립자가 돼서 신청한다는 자체가 불법이다.

실제로,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포항시와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이 국제학교 유치를 위해 영국 차터하우스 스쿨 설립을 추진하다가 현행법상 설립자격에 문제가 돼 ‘설립자격 결격’으로 무산된 바 있다.

이처럼 영리기업이 운영하는 국제학교로 인해 타 지자체가 피해를 당한 사례가 있음에도 인천경제청은 이와 관련한 법적 검토를 하지 않고 세계적인 명문학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인천경제청 김종환 투자유치사업본부장은 “양해각서를 체결한 AISL은 홍콩 영리기업이 맞다”며 “그러나 IFEZ 내 국제학교 설립은 비영리법인으로 추진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SL은 아시아지역에 12개의 국제학교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아시아 내 각 국가 상황에 따라 영리법인이나 비영리법인으로 학교를 설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종환 투자유치사업본부장과는 달리, 안도현 서비스산업유치과장은 국제학교 설립 추진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자, “국제학교 설립 실무진에서 빠져 있어 할 말이 없다”며 회피했다.

안 과장은 국제학교 유치 부서 실무과장으로, 지난달 IFEZ 국제학교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을 위해 홍콩을 방문한 김진용 인천경제청장 방문단에서 빠졌다.

이는 국제학교 설립 추진 과정에서 실무부서 의견을 묵살하고 무리하게 강행하다가 청장, 본부장과 실무자 간에 문제가 발생한게 아닌지 의구심을 사게 하고 있다.

홍콩을 다녀 온 또 다른 실무직원은 “영국 해로우 스쿨 자회사인 비영리법인 IETSL(Innovative Education Technology Services Limited)과 협약했다”고 말을 바꿔 말하는 등 답변에 대한 온도 차가 서로 달라 혼선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확인결과, IETSL은 주식회사(영리 목적)로 영국 해로우 스쿨 자회사가 아니다.

한편,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은 지난 2018년 영국에 있는 해로우 스쿨을 방문해 유치 활동을 벌인 바 있다.

이에 대해 인천의 한 법률단체 관계자는 “그렇다면 이번에도 영국에 가서 분교 설립 유치 협약을 맺었어야 했는데 홍콩에서 홍콩 영리기업과 MOU를 체결했다는 의미는 영국 본교의 설립 권한이 홍콩 기업에 넘어간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방증이다”라며 “만약 실무부서 의견을 무시하고 법률 위반행위를 했다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될 수 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천경제청이 홍콩 영리기업과 협약한 MOU는 법적 구속력이 없더라도 인천경제청 발표를 보고 국제학교 주변 상권에 투자한 사람들과 학부모, 학생 등 시민들은 만약 타 지자체 사례처럼 ‘설립자격 결격’으로 협약이 파기된다면 손해를 보거나 상실감이 클 수가 있기 때문에 현행법을 위반한 강행 추진은 쉽게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gilber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