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 소재회사 출발→2003년 이차전지 탈바꿈

에코프로비엠, 양극재 생산 능력 2027년 71만t 확보

연구개발에 지난해 484억원 투입…인력도 대폭 확대

에코프로, 2분기 영업익 1664억원…전년 대비 2.1%↓
에코프로비엠 청주 본사. [에코프로비엠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1998년 서울 서초동 골목, 10평짜리 단칸 사무실에서 자본금 1억원으로 출발한 에코프로가 국내 대표 이차전지 핵심 소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첫 매출 5조원 돌파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2배 수준인 10조원의 매출 달성이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지난 10일 장 중 100만원을 돌파하며 ‘황제주’(주당 100만원짜리 주식) 반열에 올랐다. 코스닥 사상 다섯 번째이자 16년 만이다. 전기차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에코프로는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이 1998년 10월 설립한 회사다. 대기오염 제어 관련 친환경 소재 및 부품 개발을 해오다가 2003년부터 이차전지 소재들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특히 수입 의존도가 높은 소재들의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

2008년에는 양극소재 1공장(CAM1)을, 2009년엔 양극소재 2공장(CAM2)을 준공하며 사업 규모를 키웠다. 2016년 5월에는 양극소재 사업 전문화를 위해 에코프로비엠을 물적분할했다. 이어 2021년 5월 대기환경 사업 전문화를 위해 에코프로에이치엔을 인적분할했다. 핵심 사업을 분할한 뒤 에코프로는 지주회사로 전환 ‘신성장동력 발굴’, ‘ESG 경영체계 확립’, ‘안정적인 자금조달’ 등에 집중했다.

지난해 연간 연결 기준 에코프로의 자산은 5조3458억원이었다. 자본과 매출은 각각 2조5218억원, 5조6397억원에 달했다. 증권가 컨센서스(전망치 평균값)에 따르면 올해 에코프로의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수준인 10조129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636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은 올해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함께 삼성SDI 출신인 송호준 부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영입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도 매진하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임직원은 3087명까지 늘었다.

매출의 대부분은 양극재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에서 나온다.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은 5조357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95%에 달했다. 양극재는 전지의 전압, 용량과 수명 등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다. 에코프로비엠의 삼원계 양극재 생산량은 7만5000t(2021년 기준)으로 국내 1위다. 경쟁사인 포스코퓨처엠의 생산량은 4만5000t, 엘엔에프는 2만6000t 수준이다. 2027년 양극재 생산량을 71만t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회사는 R&D에도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2018년 101억2800만원에 그쳤던 R&D 투자는 지난해 484억1400만원으로 추산됐다. R&D 인력도 같은 기간 91명에서 230명까지 확대됐다.

하이니켈계 초고용량 양극소재를 주력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장수명·안정성이 우수한 단결정 제품과 가격 경쟁력을 높인 제품도 개발 중이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할 수 있는 요소기술을 비롯해 고품질 제품을 위한 양산 공정 기술개발을 통해 품질 오차를 최소화하고 있다.

유해가스를 제거하는 ‘케미컬 필터 사업’, 미세먼지 원인인 대기 중 VOC(휘발성 유기화합물)를 제거하는 ‘대기오염물질 저감 사업’,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PFC(과불화화합물) 등을 처리하는 ‘온실가스 저감 사업’ 등을 영위하는 에코프로에이치엔도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에 안정적으로 전구체를 공급하기 위해 설립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포항캠퍼스에서 연간 5만t의 전구체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투자를 지속해 2026년까지 생산능력을 연간 20만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전구체는 양극활물질 생산의 핵심 물질로 고용량 및 장수명 특성을 결정하는 소재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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