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1동주공 전용 59㎡ 보류지 4가구 매각
입찰가 21억5000만, 낙찰가 약 22억7010만
지난달 실거래가 18억5000만원보다 높아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최근 강남 아파트 보류지가 입찰가보다 1억원 비싸게 낙찰되는 등 부동산 경기 침체로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던 보류지 위상이 다시금 올라가는 모양새다. 아파트값 반등세와 더불어 보류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자금여력이 있는 현금부자들이 강남을 비롯한 서울 주요 지역 보류지 입찰에 나서고 있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개포1동주공아파트(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달 30일까지 전용면적 59㎡ 보류지 12가구 입찰을 진행했는데 총 4가구를 매각했다.
조합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 일반분양하지 않고 남겨둔 물량인 보류지는 계약금, 중도금, 잔금 등을 단기간에 조달해야 한다. 오는 11월 말 입주하는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6702가구) 보류지의 경우, 이달 중순 입찰기준가의 40%를 계약금으로 납부하고 입주지정일에 낙찰가의 60%를 납부토록 했다.
주목되는 지점은 낙찰가다. 조합은 입찰기준가 20억(3가구), 20억5000만원(7가구), 21억5000만원(2가구)에 보류지를 내놨는데 21억5000만원 1가구가 22억7010만7000원에 낙찰됐다. 낙찰자가 입찰가보다 1억2000만원가량 높게 가격을 부른 것이다.
입찰가 20억원인 2가구는 각각 20억9만9000원, 20억11만600원에 팔렸고, 나머지 20억5000만원 1가구는 20억5000만7777원에 매각됐다.
비록 완판을 기록한 건 아니지만 이 같은 개포1동주공아파트 보류지 매각 결과는 서울 내 재건축 조합들이 4~5차례 공고에도 거듭되는 유찰에 보류지 매각을 연기하기도 했던 올해 초까지의 분위기와는 대비된다. 더욱이 개포1동주공아파트 보류지 매각공고가 처음 났을 당시만 해도 입찰기준가가 같은 면적 실거래가보다 높아 시장에선 가격이 비싸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자금 마련 능력이 되는 수요자들이 집값 상승 기대감에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전용 59㎡ 입주권은 지난달 초 18억5000만원, 20억4213만원에 팔렸고, 5월에는 21억4198만원, 19억5198만원에 거거래됐다.
개포동 중개업소 대표 A씨는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는 아직 입주 전이라 시세 파악이 어려워 보류지 가격이 싸다 비싸다 판단하기 어렵다”며 “현재 호가가 엄청 높은 편이다. 거래가 많이 되는 건 아니지만 터무니없이 높게 가격이 잡힌 매물들이 있는 상태에서 보류지 입찰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억 높게 부른 낙찰자도 있는 만큼 향후 매각 공고에선 입찰가가 오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며 “다만 입찰이라는 건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남은 보류지 8가구에 대한 매각 일정은 미정이다. 조합 관계자는 “아직 예정된 일정은 따로 없고 입찰가에 대한 부분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개포1동주공아파트 보류지 외에도 지난달에는 개포주공4단지(개포자이프레지던스) 재건축조합이 전용 185㎡ 펜트하우스 보류지를 70억원에 매각하는데 성공했고, 대치2지구(르엘 대치) 재건축조합도 최근 보류지를 처분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