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내부 경영뿐만 아니라 운용 철학에도 녹아내게 할 겁니다. 지난해 채권형펀드에 이어 올 하반기 ESG 주식형 공모펀드도 선보이겠습니다.”
이희주 현대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은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가진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작년부터 주식·채권 운용에 ESG 투자 가이드라인과 프로세스를 정비해왔다"며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출시한 ESG 사모 채권형 펀드에 이어 주식형 공모펀드까지 ESG 상품 라인업을 넓혀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희주 마케팅본부장은 재생용지로 만든 황토색 명함을 사용한다. 그는 자신의 명함을 건네며 "운용사는 트렌드에 맞는 펀드를 출시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자산운용업계에서 선두권으로 ESG 경영을 도입하면서 상품 개발에도 함께 준비해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현대자산운용은 ESG 펀드를 운용하는 하우스의 대열에 합류했다. 현재 '현대 트러스트' 이름표를 단 ESG 채권형 사모펀드 2개를 운용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엔 ESG 주식형 공모펀드로 시장을 넓혀갈 계획이다. 이 본부장은 "최근 기관투자자들의 ESG 투자 수요가 높다"며 "우리도 시장 수요에 발맞춰 기관들의 ESG 위탁운용사의 풀에 진입하는 걸 목표로 열심히 준비 중"이라고 했다.
간판 상품인 ‘현대강소기업펀드’는 올 상반기 시장 주목을 받았다. 반도체·2차전지·자동차 업종의 대형주 쏠림이 강한 시장에서도 최근 1년간 42.6%의 수익률을 거뒀다. 올 상반기 펀드 시장의 자금이 공모펀드에서 ETF로 옮겨가는 흐름에서도 연초 90억원대였던 운용 규모는 지난달 말 373억원으로 280억원 넘게 불어났다.
이희주 본부장은 "대형주든 가치주든 우리는 글로벌 메가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는 유망업종에 투자한다"며 "지수가 하락하더라도 연간 수익률이 플러스를 내는 이유"라고 부연했다. 대체로 중소형주 펀드들은 개별 종목별로 접근해서 흐름을 찾는 '바텀업 방식'을 채택하는데 해당 펀드는 시장 흐름을 먼저 보고 관련주를 발굴한다는 설명이다.
'메가트렌드'와 그 안의 '옥석'을 읽어내는 경쟁력은 무엇일까. 그는 발로 뛰는 "철저한 현장 리서치"를 꼽았다. 그는 "주식운용CIO를 포함해 회사는 IR(기업설명회), 기업탐방 등 현장 리서치를 굉장히 중요시 여긴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형사보다 인원수가 적기 때문에 각 섹터 매니저들이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 커버하기 힘든 구조다. 때문에 더 밀도 있게 현장탐방을 다니고 있다"며 "각 섹터 매니저들이 리서치를 겸직하고 있는데, 이런 시간들이 축적이 되면서 중소형 종목에 대한 우리만의 자료와 노하우도 쌓였다"고 했다.
현대자산운용은 올해 더 많은 고객들을 만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연초 '현대강소기업펀드'의 운용보수도 연 0.67%에서 연 0.29%로 대폭 인하했다. 연 0.5~0.8% 사이에 책정되는 시중 중소형주 펀드들의 운용보수와 비교해도 낮은 편이다.
이 본부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계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며 "운용사에게 돌아가는 보수를 크게 낮춘 만큼 펀드 투자자의 수익률로 돌려드리고 싶다. 낮은 비용에도 철저한 성과관리를 보여드리면서 더 많은 기관과 고객들의 신뢰를 받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