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지난 28일 연고점을 돌파한 삼성전자 주가가 29일에도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개장 직후 오름세를 보이면서 7만34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고서 오전 9시 11분 현재 7만3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를 밀어 올린 건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지속해서 삼성전자를 사들이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이날 종가도 7만3000원대에서 마무리될 경우 작년 2월 23일(7만3000원) 이후 처음으로 7만3000원대를 기록하는 셈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연일 몇백원대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소폭이라도 지속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29일에도 플러스를 기록할 경우 지난 22일부터의 6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최근 개인들은 삼성전자 매도 행렬을 벌이고 있다. 이달 들어 28일까지 개인은 총 1조4412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이에 반해 외국인은 1조4725억원 순매수하면서 개인들이 던진 물량 이상을 받아내고 있다.
개인들은 이달 들어 엿새 빼고 매일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5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최근 5거래일 간의 순매도 규모만 8700억원이 넘는다. 같은 기간 중 외국인은 9300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개인들은 미래의 ‘8만전자’, ‘9만전자’에 대한 기대보다 현실적으로 당장의 ‘7만전자’ 수준에서 차익 실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분기 잠정실적이 발표되는 다음달 7일 전까지 크지 않은 폭에서 움직임을 나타낼 공산이 크다.
증권사들이 예측한 삼성전자 2분기 실적 전망치는 크게 엇갈린다. IBK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을 1분기보다 감소한 2320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영업이익 전망치를 1000억원으로 제시했으나 KB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을 9012억원으로 추정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개최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에서 2나노 이하 공정 로드맵 발표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반도체 공정은 숫자가 낮을수록 최신 기술이 적용되는데, 현재까지 삼성전자도 파운드리 전 세계 1위 업체인 대만의 TSMC도 1.4나노 공정까지 제시한 상태다. 이에 현재 TSMC 시가총액의 70% 수준인 삼성전자가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TSMC를 바짝 추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가 2나노는 2025년, 1.4나노 공정은 2027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이미 지난해 발표했지만, 2나노 공정 세부 로드맵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5년에 모바일 중심으로 시작해 2026년에는 2나노 공정을 고성능컴퓨팅(HPC)에 적용하고, 2027년에는 차량용 반도체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2나노 공정에 주력하는 데는 최첨단 공정을 통해 TSMC를 따라잡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랜스포머에 따르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약 16%로, 60%에 육박하는 1위 TSMC에 크게 뒤져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TSMC에 비해 파운드리 사업의 시작은 늦었지만, 최첨단 공정을 통해 TSMC와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성장률은 연평균 12.9%로 같은 기간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9.1%를 뛰어넘는다. 특히, 3나노의 2023∼2026년 연평균 성장률이 65.3%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최첨단 공정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2나노 이하가 기대되는 이유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Gate All Around)를 3나노 공정에 세계 최초로 도입하는 등 최첨단 공정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