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텍사스 하이킹 30대 부자 사망

세계 곳곳 폭염에 인류 생존 위협

지난 20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애빌린에서 한 남성이 공원에서 물을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AP]
지난 20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애빌린에서 한 남성이 공원에서 물을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AP]

40도를 훌쩍 넘는 폭염이 세계 곳곳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생명을 위협하는 살인적인 더위에 희생자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최근 미 남부에 역대급 폭염이 덮쳐 인명 피해와 정전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3일 미 남부 텍사스 빅 벤드 국립공원에서는 기록적인 폭염 속에 하이킹을 하던 30대 남성과 10대 의붓아들이 숨졌다. 당시 국립공원경비대와 미 국경순찰대원들은 이들과 동행한 20대 의붓아들의 구조 요청을 받고 출동했으나, 이미 10대 의붓아들은 숨진 상태였고 아버지 역시 등산로 경사면 아래쪽에 추락해 사망한 후였다. 아버지는 더위에 의식을 잃은 아들의 구조요청을 하기 위해 차로 가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빅 벤드 지역의 오후 최고 기온은 48.3도였다. 이 지역의 최고기온은 1994년 기록한 48.8도다. 당국은 “이들은 공원에서고 가장 더운 ‘마루포 베가’ 등산로를 하이킹하고 있었다”면서 “여름 더위에 하이킹을 시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전했다.

빅 벤드 지역뿐만이 아니라 지난주 텍사스 전역의 기온이 치솟으며 일일 기준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오클라호마주에서도 무더위에 전력 사용이 폭증하면서 털사 지역 등에서 정전 사태가 벌어졌다. 기상청은 이번주 후반에 다시 이 지역에 38도 이상의 폭염이 덮칠 것이라고 예보했다. 같은 기간 고온의 영향권 역시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앨라배마 등 동쪽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미 과학자들은 최근 미국의 폭염이 기후 변화와 관련이 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극심한 더위가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 기후평가에 따르면 지난 1060년대 연평균 2건이었던 폭염 빈도는 2010년대 연평균 6건으로 증가했다.

인도에서도 기록적 더위가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몇 주간 이어진 폭염으로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와 동부 비하르주에서 100명이 넘게 숨졌다.

지난주 최고기온이 47도까지 오르며 더위에 시달렸던 우타르프라데시주는 지난 25일 시작된 몬순 장마 덕에 가까스로 더 큰 참사는 피했다. 하지만 비하르주의 경우 2주 째 더위가 이어지면서 학교들도 모두 휴교령이 내려진 상태다.

중국을 비롯해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최근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베이징의 기온이 최근 41도까지 치솟으며 6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중국 기상국은 베이징과 톈진, 산둥성 등이 지속적으로 고온의 영향권에 있을 것이라고 예보했다. 파키스탄에서는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기온이 지난주 39도까지 올랐다.

찬드니 싱 인도 인류정착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극심한 더위는 환경, 에너지 소비,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물 부족과 가뭄, 전력망 마비 등 시스템 전체에 스트레스를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손미정 기자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