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인 투자자도, 투자 꺼릴 우려”
전문가 “범죄수익 환수 조직 확대해야”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지난 14일 동일산업 등 5개 종목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터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주식투자 카페를 중심으로 시작된 이번 폭락 사태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와 유사하게 품절주(주가조작에 취약한 주식)가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동일산업·동일금속·만호제강·대한방직·방림 5개 종목 주가 폭락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주식투자 카페 운영자 강모(52) 씨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에서 강씨가 시세조종으로 얻은 부당이득 규모를 104억원으로 추정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강씨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강씨가 지난 2020년부터 지난달까지 상장사 주식을 매매하면서 통정매매 등 시세조종행위로 돈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통정매매는 2인 이상의 사람들이 공모해 주식을 사고팔며 주가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SG증권발 폭락사태에서도 논란이 됐던 거래방식이다. 주가가 폭락한 5개 종목 모두 평소 강씨가 운영하는 카페에서 매수 추천 종목으로 자주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태 모두 최대주주 지분이 높아 시중 유통량이 적은 품절주가 하락 대상이 됐다는 점도 유사하다. 품절주는 대주주 지분이 높아 유통물량이 적어 주가조작에 취약하다.
연이은 무더기 하한가 사태에 소액주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소액주주운동에 참여한 적이 있는 직장인 유모(33) 씨는 “강씨가 운영하는 카페 사람이 아니라 일반 투자자 중에서도 해당 종목에 투자한 사람이 있을 것”이라며 “본인이 한 행동이 시세조종에 가담하는 일인지도 모르다 손해를 본 사람도 있을텐데 피해 보상도 제대로 못 받을 것 같아 남 일 같지 않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종사자인 신모(33) 씨 역시 “정상적인 투자방식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투자를 꺼리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배후로 지목된 강씨는 주가조작으로 법원에서 수 억원대 벌금형과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적이 있는 인물이다. 2021년 서울고법은 강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의 집행유예 4년, 벌금 4억원을 선고했다. 당시 강씨는 지인·회원 등과 코스피 상장사 주식을 대상으로 수백억원대 주가조작을 벌인 혐의를 받았다. 당시에도 강씨는 시세조종에 가담하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현재도 강씨는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 강씨는 “소액주주운동차원에서 오랜 기간 주식을 사들여왔을 뿐 시세 조종 등 주가 조작에 관여한 적은 없다”고 혐의를 부인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강씨의 행동이 일반적인 소액주주운동과는 다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소액주주를 변호한 적이 있는 한 변호사는 “소액주주운동은 특정 주식에 소액주주가 많을 때 그들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돕는 것”이라며 “강씨가 직접 주주들을 모으는 행동은 자신이 대주주가 되겠다거나 주가조작을 하겠다는 의심을 받기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주가조작 범죄가 발생할 시, 비해자 보호를 위한 장치가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가조작 피해자 손해배상 사건 경험이 있는 김광중 법무법인 한결 변호사는 “범죄수익에 대한 철저한 환수가 필요하다”며 “주가조작범의 범죄수익 환수를 위한 검찰 조직을 확대하고 피해자들에게 돈을 돌려줄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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