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 피의게임2 [사진, 웨이브]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 피의게임2 [사진, 웨이브]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넷플릭스도 끊을 판에 요즘 누가 웨이브 보나요?”

한때 넷플릭스의 대항마 꼽혔던 국내 1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가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부동의 토종 1위자리도 티빙에게 빼앗겼다. 심지어 쿠팡플레이까지 밀리며 토종 OTT 3위로 주저앉았다.

17일 시장 조사업체에 따르면 국내 OTT 월 이용자수(MAU)에서 넷플릭스 1100만명을 넘기며 절대강자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티빙과 쿠팡플레이가 400만명 수준으로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반면 부동의 토종 1위였던 웨이브는 월 이용자 300만대를 기록, 3위로 밀려났다. 왓챠가 거의 폐업 상태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국내 꼴찌 수준으로 추락한 셈이다.

웨이브는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KBS·SBS·MBC)가 손잡고 설립한 OTT 플랫폼이다. 지상파 3사가 제작한 콘텐츠를 장소·시간 제약 없이 볼 수 있다는 매력을 무기로 출시 후 꾸준히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넷플릭스에 이어 국내 시장 2위, 토종 OTT 중에선 선두를 오랜 시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올들어 뚜렷한 ‘킬러 콘텐츠’를 내놓지 못하며 이용자들의 이탈이 가속화 됐다. 지상파의 콘텐츠들이 OTT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는 것도 주 요인이다.

5월 기준 이용자(MAU)는 티빙 514만명, 쿠팡플레이 431만명. 웨이브 392만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2년 간 웨이브는 토종 OTT 중 유일하게 사용자 수가 뒷걸음질 쳤다.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 ‘박하경 여행기’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 ‘박하경 여행기’

최근 드라마 ‘약한영웅’이나 예능 ‘피의 게임2’ 정도를 제외하곤 흥행 콘텐츠를 찾기 어렵다. 흥행 콘텐츠는 별로 없는데, 제작비만 크게 늘어나 지난해 적자만 1200억원이 넘게 발생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웨이브 이태현 대표는“해외 업체와 경쟁하는 과정에서 적자가 난다는 것은 예상했지만 상상 외로 났다”면서 “플레이어가 많아 예상보다 손실이 크게 났다”고 말했다.

콘텐츠 제작·수급에 쓴 비용을 보면 웨이브는 2021년 1452억원에서 지난해 2111억원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는 계속 줄어들었다. 대규모 적자 사태가 발생하면서 올해 비용 절감 등 긴축 경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생존 위기에 몰리면서 티빙과의 합병설만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 대비 가입자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넷플릭스는 커녕 국내업체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려 이대로 가다가는 생존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par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