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카 말고 내카 필요해” 카드 긁는 10대 늘었다[머니뭐니]
토스 유스 카드를 언박싱하는 유튜브 영상. [출처 유튜브 채널 또은]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 초·중생 자녀를 키우고 있는 40대 직장인 S씨는 아이들에게 카드를 발급해줘야 할지 고민이다. 늘 현금으로 용돈을 지급해왔는데, 매장 내 키오스크부터 ‘현금 없는 버스’까지. 점점 카드 없이는 청소년들이 경제활동이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딸 아이는 “친구와 햄버거 프랜차이즈 점에 가서도 키오스크에서 현금 결제가 어려워 친구가 대신 결제해줬다”며 “금융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친구에게 송금해줘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200만명 넘은 토스 틴즈 가입자…카카오뱅크 mini도 급증

금융 소비자의 연령대가 점점 더 어려지고 있다. 청소년들이 부모 명의의 카드를 사용하는 걸 떠나 금융 결제 수단을 직접 보유함으로써 더 활발한 경제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금융사도 이같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청소년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 틴즈 가입자는 이날 기준 200만명을 돌파했다. 2021년 7월 출시한 지 2년도 되지 않아 달성한 성과다. 타사 청소년 서비스와 비교해도 그 가입자 증가세가 가파르다.

토스 틴즈는 만 7세부터 만 18세 이하의 사용자를 의미한다. 틴즈는 지난 2021년 7월 ‘어린이·청소년의 주체적인 금융 생활’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송금, 선불카드는 물론이고 급식·시간표를 볼 수 있으며 모의주식투자·CU편의점 충전하기·저금통 등의 기능이 있다.

“엄카 말고 내카 필요해” 카드 긁는 10대 늘었다[머니뭐니]
토스 유스(USS) 카드[출처 토스 블로그]

특히 어린이·청소년용 선불 카드인 ‘유스(USS)카드’의 발급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4월 100만장을 넘어선데 이어 두 달만에 16만장이 더 발급됐다. 유스카드는 만 7세부터 16세의 어린이·청소년이 자신의 이름으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카드다. 카드가 연결된 가상계좌에 부모가 돈을 이체하거나, CU편의점에서 현금을 충전해 사용할 수 있다.

단 청소년 제한업종, 자동 결제 및 해외 결제에는 사용이 제한된다. 학생 본인의 토스 앱을 통해 소비 내역을 확인하고, 결제 알림, 카드 일시 정지 등의 관리도 쉽게 할 수 있어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다. 카드 발급이 빠르게 늘고 있는 이유다.

“엄카 말고 내카 필요해” 카드 긁는 10대 늘었다[머니뭐니]

카카오뱅크의 청소년 고객도 빠르게 늘고 있다. 5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 mini(미니)’ 누적 가입자 수는 약 177만명. 2020년 59만명에서 2021년 115만명, 2022년 161만명을 기록하는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미니카드 역시 온·오프라인 결제 수단을 제공하고 전국 자동이체기기(ATM)에서 수수료 없이 입출금이 가능하다. 카카오뱅크 앱에서 잔액, 이용내역 조회가 가능하다.

카카오뱅크 미니가 토스 틴즈와 다른 점은 연령대가 만 14~18세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이에 3분기 내 연령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학부모 고객들 빠져나갈라’ 시중은행도 가세

인터넷전문은행이 청소년 고객을 모으는 건 이들이 잠재적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국내 금융사는 전자기기 등 플랫폼 활용에 능한 알파세대(2010년 이후에 태어난 이들)를 플랫폼 유저로 유인하면 선제적인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품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청소년이 금융앱을 활용하는 빈도수나 금액을 보고 적잖게 놀랐다”며 “알파세대가 모바일 네이티브(토착민)인 만큼 은행권도 선불전자지급 서비스를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도 이같이 알파세대를 유인하는 경쟁에 동참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11일 청소년 전용 선불서비스 ‘우리 틴틴’을 출시했다. 자녀에게 카드 등 지급수단을 제공하기 위해 주거래 은행을 떠나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이탈하는 고객들을 묶어두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KB국민은행은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에 특화한 ‘리브 넥스트(Liiv Next)’를,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10대 청소년층을 겨냥해 각각 ‘신한 밈(Meme)’, ‘아이부자’를 출시했다.

“고꾸라진 환율이 절호의 기회?”…환율 하락에 외화예금에 돈 몰렸다[머니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