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게티이미지]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올해 막사이사이상 수상 소감에서 “일본인들이 태평양 전쟁 동안 필리핀에서 저지른 민간인 학살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미야자키 감독은 지난 16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요다 겐이치 스튜디오 지브리 이사가 대독한 메시지를 통해 일본군의 만행을 지적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이 상을 받게 되면서 필리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며 “일본인들은 전쟁 중 잔혹한 행위를 저질렀고 많은 민간인을 살해했다. 이러한 사실을 일본인들은 잊지 말아야 한다. 이는 여전히 우리와 함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가진 필리핀에서 막사이사이상을 받게 된 것을 매우 엄숙하게 받아들이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막사이사이상은 1957년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라몬 막사이사이 전 필리핀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상으로, 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인권 증진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에게 주어진다.

이 상은 과거에 테레사 수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 등이 수상한 바 있다.

라몬 막사이사이상 재단은 올해 미야자키 감독을 포함한 개인 4명과 단체 1곳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재단은 미야자키 감독의 수상 이유에 대해 “그의 작품들이 상업적으로 성공한 것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관객들에게 성찰과 배려를 촉구하며, 환경 보호, 평화, 여성 권리 등의 문제를 예술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가르친다”고 설명했다.

재단은 또한 미야자키 감독의 메시지가 “더 나은 양국의 미래를 위해 과거의 역사를 마주하고 기억하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고 평가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이전에도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과거사에 대한 성찰이 부족한 일본 정부를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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