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배달 음식의 포장 상태를 지적하며 환불을 요구한 고객이 음식에 음료수를 들이부은 뒤 반환한 사진이 공개돼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말로만 듣던 배달 거지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물찜 가게를 운영 중이라는 A씨는 "오후 4시쯤 (아귀찜) 배달 주문이 들어왔다. 1km도 안 되는 옆 아파트라 총알 같이 배송했다. 주문부터 배달까지 30분 걸렸다"면서 "그런데 10분쯤 지나 (손님에게서) 전화가 와 동치미 국물이 흘러서 더러워서 못 먹겠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이에 배달 기사에게 연락해 정황을 파악한 A씨는 기사로부터 ' 음식을 전달할 때까지 아무 이상이 없었다'는 답변을 들었다.
A씨는 "포장 비닐이 흰색이라 파손되면 빨간 국물이 눈에 띈다. 만나서 결제하는 거라 포장이 터지면 바로 알 수 있다"면서 "동치미 국물이 터진 거면 색이 투명해서 안 보일 수 있겠다고 생각해 '죄송하다. 환불해드리겠다'고 말한 뒤 기사에게 음식 수거를 요청했다"고 했다.
하지만 A씨는 배달 기사로부터 뜻하지 않은 연락을 받았다. 환불 요청한 음식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
A씨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아귀찜이 담긴 일회용 포장 용기가 뜯어져 있고, 그 밖으로 음료가 섞인 국물이 흘러넘쳐 엉망인 상태다. 비닐로 이중 포장돼 있지만 흘러넘친 국물과 빈 페트병이 흡사 쓰레기를 방불케 한다.
A씨의 아내가 수거된 음식 상태를 확인한 뒤 결국 경찰을 대동해 고객의 집을 찾았지만, "동치미 국물이 샜는데 왜 아귀찜이 뜯어져 있냐"는 A씨 아내의 말에 고객은 "어차피 안 먹을 거라 음료를 부었다"고 받아쳤다.
경찰이 "상식적으로 환불을 요청했으면 제품은 처음 온 상태로 유지하는 게 맞다"고 거들었지만, 고객은 아무렇지 않은 듯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한다.
A씨는 "배달 기사도 우리 때문에 한 시간을 버렸다. 환불 안 해주면 계속 붙들고 늘어져 저만 손해일 것 같아서 결국 환불해줬다"며 "창의적인 손님이 늘고 있다"고 토로했다.
누리꾼들은 "공짜로 먹으려다가 회수한다고 하니 깽판친 듯", 사기죄로 고소하세요", "인성 교육이 잘못됐다", "일반인이 상상도 못하는 진상이 많아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