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애플페이 이러다 편의점페이로 전락할 듯”(아이폰 사용자 K씨)
“애플페이 되는 매장 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아이폰 커뮤니티)
국내 최초 애플페이를 국내에 도입한 현대카드 이용자는 늘고 있지만, 카드 사용액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페이가 10~30대만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데다, 소액 결제가 이뤄지는 가맹점을 중심으로 애플페이 단말기가 보급된 탓이다. MZ(밀레니얼+Z)세대를 주요 소비층으로 목표 삼아 출시된 애플페이지만, 해당 전략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현대카드에 따르면 애플페이가 도입된 지난 3월 21일 이후 한 달 간 신규 발급된 현대카드는 악 35만5000장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3만8000장) 대비 156% 증가한 수치다. 이중 신용카드가 23만7000장 발급됐으며, 체크카드가 11만8000장 발급됐다. 현대카드 신규 회원 중 애플기기 이용자의 91%가 애플페이를 등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같은 기간 현대카드 사용액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현대카드의 개인 신용카드의 일반 사용액은 7조6293억원으로 전월(7조7764억원) 대비 1000억원 넘게 감소했다. 4월 개인 체크·직불카드의 일반 사용액은 588억원으로 같은 기간 약 147억원 증가했지만 신용카드 감소세에 비해 미미했다.
이같이 현대카드 사용액이 줄어든 이유는 애플페이가 중년층 대비 소비가 얇은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카드 측은 신규 회원 중 MZ 세대의 비중이 79%로 압도적이었다고 밝혔다. 이중 20대가 51%로 가장 많았으며 30대 28%, 40대가 12%로 그 뒤를 이었다.
아이폰의 사용층이 저연령층에 몰려있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6월 스마트폰 사용자 971명에게 현재 주로 사용하는 브랜드를 물어본 결과 20·30대에서는 삼성과 애플이 막상막하지만, 40대 이상에서는 삼성이 대세 우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저연령일수록(20대 52%) 더 많이 썼다. 향후 구입 의향을 묻는 질문에도 삼성을 선택한 답변은 40대 이상에서 두드러졌으며(20대 42%, 30대 54%, 50·60대 80% 육박), 애플은 저연령일수록(20대 53%, 30대 39%, 40대 20%) 우세했다.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도 아직 편의점과 같은 소액 결제처인 점도 사용액이 좀처럼 늘지 못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카드가 집계한 결과 애플페이는 주요 편의점 중 GS25(25%)에서 가장 많이 사용됐고, 가장 많은 금액이 결제된 곳 역시 생필품을 구매하는 코스트코(22%)였다. 온라인 가맹점 중에서는 ‘배달의 민족’에서 애플페이가 가장 많이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