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후 10년, 大法 15일 선고 예정
향후 ‘노란봉투법’ 행방과도 연관돼
학계 “민법 법리따라 판결·입법돼야”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대법원이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의 입법 목적과 맞닿은 쟁점의 손해배상청구 사건을 15일 선고한다. 재계의 시선도 서초동으로 향하고 있다. 노란봉투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이번 판결에 따른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현대자동차가 송모 씨 등 ‘하청노동자’ 5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선고기일을 최근 정하고,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됐던 사건을 소부(小部)로 넘겨 처리하기로 했다.
재판의 쟁점은 노동조합의 쟁의 행위로 손해가 발생했을 때 회사가 개별 조합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을 ‘권리 남용’으로 볼 수 있는지다. 직·간접적으로 노조법 2·3조 개정안의 내용과 맞닿아 있다. 특히 노조법 3조 개정안은 불법 파업으로 피해를 본 기업이 노동조합 구성원 개인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이번 판결과 연관성이 크다.
현대차는 지난 2013년 파업참가자를 대상으로 4500만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1심 법원은 현대차의 손배소 청구를 기각했지만, 항소심에 들어간 2심 법원은 송 씨 등 5명이 2300만원을 현대차에 공동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2018년 11월 주심대법관을 지정하고 사건을 심리해 왔다.
민법상 공동불법행위자는 모두 동일한 책임을 부담하는 게 원칙이다. 대법원은 ‘책임 제한의 개별화’ 가능성 유무를 따질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소부의 판결 내용은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만큼의 파장을 갖지는 못하지만, 대법원판결인 만큼 마찬가지로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10년간 끌어온 사건의 판결이 나오는 것이고, 재계가 최근 ‘노란봉투법’ 이슈로 투쟁을 이어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선고 내용에 크게 집중하고 있다”면서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 통과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 등, 향후 노란봉투법에 얽힌 이슈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 관계자는 “대법원의 선고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선고 행방에 대한 가능성은 일축했다.
학계는 민법상의 법리에 맞는 판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노란봉투법이 ‘법 취지’를 떠나서, 민법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우리 민법이 민법 760조 내용을 통해서 ‘공동불법행위자’는 ‘부진정연대책임(공동으로 불법행위책임을 부담)’을 지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노동법이론실무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현행법상으로는 민법의 ‘부진정연대책임’에 따라서, 공동불법행위(불법 파업 등)에서 발생한 손해에 대해 부진정연대책임을 인정하는 데 문제가 없다”면서 “상호 간의 의사에 따라서 위력을 행한 행위에 대해서는 주관적 공동성이 존재한다고 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또 “위법 쟁의행위 등에서 관한 분업적 행태를 수행하면서 사용자(피해자)에 대한 가해에 기여하는 것”이라면서 “그 때문에 전체손해에 대한 책임 부담이 정당화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준희 광운대 법학부 교수도 “자신의 귀책 사유와 기여도와 관계없이 파업에 가담한 경우라면 책임을 지는 것이 정당화된다”면서 “마찬가지의 의미에서 최근 국회가 다루고 있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의 3조 내용도 ‘책임 제한 개별화’ 규정은 공동불법행위 법리에 위배되는 문제점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노동계는 노란봉투법의 법 취지에 집중하고 있다. 노동자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서 노란봉투법 입법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하청노동자가 협상이나 쟁의행위로 처우를 개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노란봉투법으로 법적인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노동자 차별과 불평등의 이중구조를 해소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길을 만드는 법안”이라면서 “비정규직의 노동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노조법 개정안이 꼭 필요하다”고 앞서 논평했다.
한편 국회 환노위는 지난달 24일 전체 회의에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본회의 직회부 요구안을 여당 소속 위원들의 불참 속에 야당 의원 10명 전원 찬성으로 의결했다. 오는 6월 임시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윤석열 대통령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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