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회 외교’가 국내 정치 대립을 반영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정부의 ‘한미일 공조’ 전략을 우선 반영해 대미·대일 관계 강화에 나선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중국과 손을 잡고 대정부 외교 공세 수위를 끌어올린다는 포석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최근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문제를 놓고 각 당의 정치적 행보와 일치하는 국가 대사를 만나 내부 기조를 강화하는 의회 외교를 이어가는 양상이다. 전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주한 일본대사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난 장면이 상징적이라는 평가다.
국민의힘은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와 관련한 여당 공세를 일본과의 공조로 돌파하려는 모습이다. 전날 국회에서 아시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를 접견한 김 대표는 “우리 당은 비과학적 선전과 선동은 배격할 것”이라면서 “악의적인 선전·선동은 양국 관계의 발전을 저해하고 어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만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그렇기에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불신을 없애는 일에 일본 측의 투명하고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우리 당은 당연히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아이보시 대사는 “한국 국내에서 계속해서 처리수(오염수) 문제에 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인식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앞으로도 한국 정부와 긴밀하게 의사소통을 하면서 높은 투명성을 갖고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한 성실한 설명을 하겠다”고 화답했다.
민주당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중국과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대정부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경제 문제에 있어 미국 일방향 외교가 아니라 중국과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해 온 민주당이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있어서도 중국과 목소리를 함께 하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표는 전날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2시간 동안 만찬을 겸한 면담을 가졌다.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후 브리핑에서 “한중 경제협력과 동북아 평화정착을 위한 격의없는 대화를 나눴다”면서 “이재명 대표는 외교안보 문제로 한중의 경제관계가 경색되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협력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비공개 회담에서 이 대표는 “우리 정부의 외교적 대응이 국익과 관계없이 불필요한 외교적 긴장을 고조시켰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싱 대사는 “중한관계가 많은 어려움에 부딪혔다. 솔직히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며 “한국이 대만 문제를, 중국의 핵심 이익을 확실하게 존중해줬으면 좋겠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특히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에는 공동으로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지속적으로 중국과의 교류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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