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술관, 요시다 유니 첫 한국전
日 최고 아트 디렉터의 크리에이티브 한자리에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사과랑 바나나 사이 웬 모자이크?
기발한 아이디어를 활용한 사진작업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일본 출신 아트디렉터 요시다 유니의 개인전 ‘알케미(Alchemy)’가 서울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서 열린다. 작가의 첫 해외전시이자 대규모 회고전이다.
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 잡는 것은 모자이크 시리즈다. 과일이나 햄버거 등 일상 식재료의 일부분을 파내고, 직육면체로 자른 뒤 모양에 맞게 끼워 맞춰 사진으로 기록한다.
모자이크 처리된 과일 앞에서 관객들은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해진다. 무엇인가 우리가 보아서는 안되는 ‘나쁜일’이 일어난 것은 아닐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러나 작가는 자연이 주는 그라데이션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사과는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변색되는데, 그런 자연이 주는 변화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모자이크라고 생각했다”
포토샵이 아니라 직접 칼로 잘라내고 조립하는 과정을 거친다. 까다로운데다 음식의 색이 변하기 전에 사진촬영까지 마쳐야해 ‘시간과의 싸움’이 가장 중요하다. 굳이 번거로운 수작업을 고집하는 것은 작업 정체성과 연관이 있다. “내 작품의 컨셉 자체가 아날로그다. 손으로 만드는 과정을 거쳐야 그 안에 따뜻함이나 열정을 담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작가는 “이 과정에서 생각치 못했던 것들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다. 작업하는 매 순간을 굉장히 즐기고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전시는 작가가 지난 15년간 작업한 광고, 영상, 앨범, 책 디자인 등 전 범위를 망라하며 230여점을 선보인다. 모든 작업마다 발상의 전환이 돋보인다. 더구나 포토샵 합성 등 디지털 기술을 쓰지 않고 아날로그 방식으로 완성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다. 주요 브랜드들이 왜 요시다 유니에게 러브콜을 끊이지 않고 보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작품 옆엔 제작과정에 관한 이야기를 캡션으로 담았다. 제작에 얽힌 숨겨진 이야기와 아이디어 구상의 순간을 상상해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2023년 신작인 ‘플레잉 카드(Playing Cards)’시리즈를 최초로 공개한다. 전시장을 가득 채운 스펙타클도 놀랍지만 작품 하나 하나를 찬찬히 살펴보며 읽어내는 재미도 상당하다. 전세계인에게 익숙한 트럼프 카드를 인물, 사물, 과일, 꽃, 음식 등을 활용해 작가만의 시각으로 독특하게 재해석했다. 전시는 9월 2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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