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올해 들어 미국의 금융권 불안 위기가 커지자 중국의 경제 회복 기대감이 부각되고 있다. 북미 펀드 규모가 줄고 있는 것과 달리 중국 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에도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은행권 위기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미국에 투자하기보다 경기 회복 방향성이 뚜렷한 중국에 투심이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달 15일까지 중국 펀드에 총 4188억원이 순유입됐다. 권역별 해외 주식형 펀드 중 가장 가파른 자금 유입세다. 이 기간 북미 펀드에선 4125억원이 빠져나갔다. 2위인 인도 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2488억원으로 중국 펀드의 60% 수준이다. 최근 한 달 새 중국 펀드에 유입된 자금만 1807억원으로 최근 일주일에도 600억원 넘게 몰렸다.
특히 인기를 끈 상품은 중국 내 성장성이 높은 다양한 소비 관련 업종에 투자할 수 있는 ‘소비재 펀드’다.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펀드는 ‘피델리티차이나컨슈머펀드’로 연초 이후 유일하게 100억원(183억원) 넘는 자금이 몰렸다. 2·3위인 ‘미래에셋차이나그로스’와 ‘KB중국본토A주’는 35억원 안팎의 유입세를 기록했다. 증권가는 “중국의 경기회복이 내수소비, 서비스업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대신증권)”고 분석했는데, 투심에도 이 같은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수익률은 부진한 상황이다. 중국 펀드는 최근 3개월 수익률이 –9.37%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최근 들어 낙폭을 줄이면서 최근 한 달 수익률(-3.09%) 역시 고전 중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주로 가입한 중국 기술주 중심의 ETF가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운용설정액이 가장 큰 ‘미래에셋TIGER차이나항셍테크 ETF’의 수익률은 최근 3개월 -7.2%, 1개월 -4.56%를 기록했다.
중국 펀드의 마이너스 수익률에도 꾸준히 자금이 몰린 이유는 ‘경기 회복 기대감’이 꼽힌다. 최근 은행권 위기 등 불확실성이 커진 미국 시장을 고려해 투자 전략을 세우기보다 경기 회복 방향만큼은 뚜렷한 중국으로 ‘저점 수요’가 몰렸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회복 속도와 강도에 대한 불안감보다 경기 방향성에 대한 신뢰도 회복·강화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이날 발표되는 미국과 중국 4월 실물경제지표 결과를 주목하며 중국의 경기 회복 흐름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펀더멘털 민감도가 높아진 만큼 경기 방향성과 함께 컨센서스와 괴리에 따라 주가 등락이 결정될 전망”이라며 “(중국의 경우) 성장 모멘텀이 꺾이는 결과만 아니라면 비중확대 기회라고 판단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