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인해 촉발된 북미 시장의 중장기적 배터리 분리막 부족 현상이 관련 국내 업체들에는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9일 보고서를 통해 국내 주요 2차전지 분리막 제조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더블유씨피(WCP)의 목표주가를 각각 12만5000원, 10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양사 주가의 상승 여력에 대해서도 높게 평가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상승 여력은 48.5%로 평가됐고, WCP의 상승 여력은 무려 104.1%에 이른다고 김 연구원은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2차전지 분리막업체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분리막은 판가가 원재료 가격과 연동되지 않는 배터리 소재일 뿐만 아니라 주요 원가 부담으로 작용하던 전력비 등이 점진적으로 안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IRA 세부 항목 발표로 인해 북미 시장에서 중장기적으로 분리막 품귀(Shortage)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 점도 양사 주가엔 호재라고 봤다. 지난 3월 말 발표된 IRA 세부 항목에 따르면 분리막은 ‘배터리 부품’ 항목에 포함돼 북미 내 생산설비 증설이 필수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시장 점유율 40%에 이르는 중국·일본 분리막업체의 추가적인 시장 진입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국내 분리막 양사가 2026년까지 준비해야 하는 북미 분리막 생산능력은 50억㎡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IRA 내 우려 국가 발표에 따른 중장기 사업 불확실성으로 인해 중국 업체의 공격적인 북미 시장 진입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일본 경쟁사들의 경우에도 한국 업체와 비교해 생산원가가 열위에 놓인 상황에 전반적인 원가 상승이 예상되는 북미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긴 힘들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리튬 가격 하락으로 배터리 원가에서 분리막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승할 것”이라며 “IRA 보조금 획득을 위한 원가 비중 계산에서도 분리막의 중요도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을 고려했을 때 북미 시장 내 분리막 수급 불확실성이 큰 배터리셀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일본 분리막 사용 비중이 높던 지금의 사업구조를 바꿔 한국 분리막업체로 다원화를 본격화할 것이라고도 김 연구원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