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매물 폭탄’으로 연일 급락했던 8개 종목을 개인 투자자들이 홀로 3000억원 넘게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하락할 만큼 하락했다는 판단 하에 이른바 ‘하따(하한가 따라잡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 종목 주가의 종착점을 파악하기 힘든 상황에서 높은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개인들이 정보 비대칭에서 나온 물량 떠안기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실이 한국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사태 첫날인 지난달 24일부터 5월 4일까지 8개 종목을 총 3323억3000만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기타법인 제외)은 1661억2000만원, 외국인은 1719억5000만원을 각각 순매도한 행보와 상반된다.
종목별로 보면, 개인 투자자들은 이 기간 다올투자증권(-567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7개 종목을 순매수했다. 삼천리(837억2000만원)·다우데이타(622억2000만원)·하림지주(522억9000만원)·서울가스(382억4000만원)·대성홀딩스(352억2000만원)·세방(303억4000만원)·선광(303억) 순으로 순매수 규모가 컸다.
반면 외국인은 하림지주(-447억1000만원)·삼천리(-394억5000만원)·다우데이타(-319억5000만원) 등을 위주로 순매도했다. 기관은 삼천리(-438억9000만원)·다우데이타(-342억4000만원)·서울가스(-315억9000만원) 등을 팔아치웠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단기 반등을 노리고 낙폭이 큰 종목에 도전하는 ‘하따’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대거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반대매매를 통해 신용거래 물량이 일부 청산된 점도 투심을 자극한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이들 종목이 급등락을 반복하며 방향성 없이 변동성이 커진 상태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물론 현재 선택이 결과적으로 어떻게 이어질지는 판단할 수 없지만, 투자 판단 근거 없이 단순히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매수하기보다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따져보면서 접근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치권에선 하한가 사태 초반 개인 투자자들이 주가 조작 가능성 등 정보 비대칭에서 물량을 떠안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당시 증권가에선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주가 폭락 2거래일 전 다우데이타 지분을 매도했다는 사실에 다양한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양정숙 의원은 “주가조작 정보가 전혀 없는 개인 투자자들은 8개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하기 시작한 지난 24일부터 순매수에 집중했지만, 관련 정보를 쥐고 있는 기관과 외국인은 집중적으로 개인에게 손해를 떠넘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관과 외국인들이 집중적인 매도세가 불공정한 정보를 이용한 것은 아닌지 금융당국의 조사가 필요하며, 불법이 발견될 경우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엄중한 처벌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