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조합장 기소 결정

뇌물, 횡령, 배임 등 혐의

분양 일정 더 늦춰질 가능성도

통장 아끼며 2년을 기다린 아파트인데…날벼락 맞은 이문1구역 [부동산360]
래미안 라그란데(이문1구역) 조감도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올 상반기 분양이 예정된 서울 동대문구 이문1재정비촉진구역(이문1구역)조합이 조합장 기소라는 불미스러운 사건에 휩싸인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조합장이 기소 처분을 받게 되면서 분양 등을 비롯해 추후 사업 진행의 지연 가능성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달 4일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9개 혐의로 이문1재정비촉진구역 조합장 정모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문1구역은 전 조합장이 철거업체와 관련해 1조원대 배임·횡령 비리로 구속되면서, 정 씨가 2018년 조합 임원 보궐 선임으로 조합장을 맡았다. 정 씨는 2019년 정기총회에서도 3년 임기로 선출됐다. 그러나 조합장을 맡은 정 씨 역시 보류지 위장매매 등 사기 혐의, 용역업체 선정 시 이중 계약, 수억원대 이주 촉진비 불법 집행 관여 의혹, 뇌물 수수 의혹 등의 문제가 제기됐고 결국 이번에 재판에 넘겨지게 됐다.

이문1구역 비상대책위원회는 조합장이 피고인이 된 만큼, 조합 이사회 및 대의원회가 정 조합장의 직무 수행을 즉시 정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문1구역 조합 정관 제17조, 18조에 따르면 임원으로 선임된 후 그 직무와 관련된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에는 기소 내용이 통지된 날부터 14일 이내에 조합원에게 그 내용을 고지해야 하며, 그 내용에 따라 확정판결이 있을 때까지 자격을 정지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 과정에서 이사회 또는 대의원회는 임원의 직무를 수행할 자를 임시로 선임하는 것을 의결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정 조합장은 조합원들에게 사과하는 동시에 스스로 책임을 지고 즉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기소되면서 2년 넘게 연기된 일반 분양 일정이 재차 늦춰질 가능성까지도 거론된다. ‘이문·휘경뉴타운’에 속한 이 단지는 시공사인 삼성물산과 지난 2021년 일반분양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조합원 분양가 조정 문제와 부동산 침체가 겹치며 차일피일 일정이 미뤄진 바 있다. 이에 따라 사업은 공사비 인상에 직면하게 됐고, 당초 전용 84㎡ 기준 4억원 후반대로 예상된 조합원 분양가는 현재 5억원 후반에서 6억원 초반까지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동대문구 이문동 257-42번지 일원에 ‘래미안 라그란데’로 공급되는 이문1구역은 3000가구가 넘는 수도권 대단지로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이 높은 단지 중 하나다. 이 단지는 전용 52~114㎡로 구성돼있으며 지하5층~지상27층, 39개 동, 3069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일반 분양은 920가구가 예정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