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이하 서울 아파트 매매 2배 ↑

송파(97건) 1위…노원·강서 뒤이어

“대단지 급매·특례보금자리론 등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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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및 잠실동 일대 아파트 모습.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2030 젊은층의 서울 아파트 매수세가 살아나는 가운데, 지난 3월 기준 30대 이하 매수자가 가장 많이 산 지역은 노원·도봉·강북구 등 외곽이 아닌 송파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임에도 불구, 집값 하락과 대출 규제 완화를 기회 삼아 매수에 나선 젊은층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부동산원의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20대 이하·30대의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매월 늘고 있다. 1월 5326건, 2월 1만14건, 3월 1만2226건으로 각각 집계됐다. 서울로 좁혀봐도 1월 358건, 2월 794건, 3월 1161건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3월 3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503건으로, 1년 새 2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3월 30대 이하 매수자가 서울 아파트를 가장 많이 사들인 지역은 송파구(97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송파구의 30대 이하 매수자 비중도 36.6%로, 전월(33.5%) 대비 3%포인트(p) 이상 증가했다. 뒤이어 노원구(89건), 강서구(82건) 순으로 30대 이하 매수자 거래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도봉구는 41건, 강북구는 15건에 그쳤다.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20대 이하·30대의 최다 매수 지역은 노원구가 57건으로 압도적이었다. 그다음으로 매수가 활발했던 강서구·동대문구(각각 33건)보다 20여건 많은 수준이었다.

이런 가운데 2030세대가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외곽이 아닌 강남 3구 중 한 곳인 송파구에 수요가 몰린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송파구의 하락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대단지 내 급매 거래, 최대 5억까지 빌릴 수 있는 특례보금자리론의 출시 등 영향이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송파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2021년 6월 기준 100에서 지난 3월 94.2까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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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아파트상가 공인중개소 앞에 급매물 관련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임세준 기자

실제로 송파구에서는 최근 두 달간 수억원 수준의 하락 거래가 잇따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잠실동 ‘트리지움’ 전용 84㎡는 지난 3월 9일 17억7000만원(1층)에 거래됐는데, 이는 2021년 9월 기록한 최고가(24억5000만원)와 비교해 6억8000만원 하락한 수준이다.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도 지난 3월 19일 17억2000만원(3층)에 거래됐는데, 지난 2021년 10월의 최고가(23억8000만원) 대비 6억6000만원 빠진 가격이다.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아파트 전용 151㎡는 지난달 10일 31억원(1층)에 팔렸는데, 이는 지난 2021년 11월 기록한 최고가 42억원(10층) 대비 11억원이나 내린 수준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송파구 포함한 강남 3구는 2030이 진입하기 어려운 지역이지만 강남·서초구에 비해 집값이 많이 하락한 편”이라며 “그래도 외곽에 비해 집값이 높은 편인 만큼 대출, 부모 세대 지원 등을 통해 젊은 세대들이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집값 하락세 속 헬리오시티 등 대단지의 중소형 평형 위주로 급매 물건들이 많이 거래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특례보금자리론 주택 대상이 된 아파트 중심으로 거래가 늘어난 영향도 큰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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