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의혹 관련자·증거 나온다면

형평성 차원 같은 판단 가능성도

송영길·윤관석·이성만 다음은…돈봉투 연루 ‘줄탈당’ 가능성은 [이런정치]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탈당 의사를 밝힌 윤관석(왼쪽)·이성만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지난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 오갔다는, 이른바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 의원들의 ‘줄탈당’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의혹 핵심 당사자인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달 탈당한 데 이어 녹취록에서 언급된 윤관석 의원과 이성만 의원이 3일 탈당 의사를 밝히면서다. 검찰 수사가 지속될수록 지목되는 현역 의원 또는 원외 인사들이 추가될 수 있는 상황이라 당내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이날 민주당 안팎에 따르면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탈당한 데 이어 추가 탈당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검찰이 송영길 전 대표와 당시 경선캠프 관계자들을 잇달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추가 의혹이 점차 제기된다면 형평성 차원에서 같은 조치가 내려져야 한다는 근거가 만들어졌다는 해석에서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헤럴드경제에 “이번 일로 녹취록이 또 흘러나오거나 거론되는 의원들은 그 즉시 탈당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질 것”이라면서 “현역 의원인 관련자가 이미 탈당한 전례가 생겼으므로 이후에도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신빙성이 부족한 ‘받은글’ 성격이 아닌 녹취록과 같은 유형의 증거가 새롭게 제시된다면 상황은 대규모 탈당 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름이 명시된 ‘리스트’가 메신저 등을 통해 떠돌고 있지만 정치권에선 이를 일단 ‘근거 없는 명단’으로 일축한 상태다.

앞서 윤관석·이성만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한 후 기자들과 만나 “선당후사 마음으로 탈당하기로 결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후에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두 의원은 즉각 탈당 의사를 밝히고 의총장을 퇴장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이 자리에서 “여러 할 말이 많고 사실관계에 대한 반박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남은 조사와 법적 절차 과정에서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소명해서 반드시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고, 이 의원은 “당을 떠나서 법적으로 투쟁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 의원은 지난 2021년 전당대회 당시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가 이정근 전 당 사무부총장을 통해 전달한 불법 자금 9000여만원을 당내에 뿌렸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의혹이 불거진 이후 두 의원은 결백을 주장하며 탈당 요구에 대해서도 선을 그어왔지만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내년 총선 악재라는 점에서 당내에서 거취 정리 압박이 점점 거세지자 결국 탈당 결정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조정식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의 물밑 설득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역시 이번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송영길 전 대표는 앞서 지난달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현지 기자회견에서 탈당 및 조기 귀국을 선언한 바 있다.

민주당은 돈봉투 의혹 사태 돌파구 마련 차원에서 박광온 원내대표 주도로 이날부터 ‘쇄신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어 당 혁신방안에 대한 중지를 모을 계획이다. 박 원내대표는 당 소속 의원 대상 심층 설문조사 및 대국민 여론조사, 심층 토론 등을 통해 최종 쇄신 보고서를 마련한다는 계획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