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개인 공매도’로 불리는 신용거래대주 잔고가 월평균 기준으로 지난달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2차전지’ 등 특정 분야에 대한 ‘쏠림’ 현상을 바탕으로 급등한 코스닥 시장의 ‘조정’ 가능성에 대한 목소리가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는 가운데,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개인 투자자가 크게 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인 것이다.
3일 헤럴드경제가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서비스 상의 ‘신용공여잔고 추이’를 분석한 결과 올해 4월 평균 신용거래대주 잔고액은 약 44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1년 말 개인 공매도 활성화를 위한 ‘실시간 대주서비스’를 실시한 이후 시점은 물론, 금융투자협회가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래로 가장 큰 규모다.
작년 말인 12월 평균치 195억원과 비교하면 2.3배, 1년 전(2022년 4월) 224억원과 비교하면 2배나 신용거래대주 잔고가 늘어났다.
범위를 코스닥 시장뿐만 아니라 코스피 시장까지 넓혀서 살펴보면 개인 공매도 강세 현상은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대한 총 신용거래대주 잔고의 경우 지난달 19일 914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월평균으로 봤을 때도 지난달 코스피·코스닥 시장 총 신용거래대주 잔고는 873억원으로 892억원을 기록했던 올해 2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수준이다. 사실상 사상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신용거래대주는 일정 증거금을 담보로 주식을 대여해 주는 신용 서비스로, 개인이 공매도를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단계다. 하락이 예상되면 빌린 주식을 먼저 매도하고, 실제 주가가 하락하면 매수해 갚아 수익을 내는 구조라는 점에서 ‘공매도’와 개념이 같다.
개인 공매도 잔고가 이같이 늘어난 데는 단기간에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각각 2600·900선을 돌파한 데 따른 ‘조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증권가에서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5월엔 주식을 팔아라(Sell in May)’라는 증권가의 오래된 격언으로 대표되는 계절성이 뚜렷하다”며 “지난 2010년 이후 5월 평균 수익률이 -0.88%이고, 상승확률이 38.5%로 연중 최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5월 중순까지 4월 경제지표 부진의 여파가 이어지고, 물가 상승 압력 확대 등이 예상되는 만큼 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