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줄기 나오듯”…주가하락 ‘태풍의 눈’ 라덕연, 폰지사기 정황에 자금세탁 의혹까지 일파만파 [투자360]
라덕연 H투자컨설팅 업체 대표. [KBS]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검찰과 금융당국이 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에서 주가조작을 들여다보는 가운데 이 세력을 주도한 라덕연 H투자컨설팅 업체 대표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투자자를 모집하는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 정황이 드러난 데 이어 라 전 대표 본인이 지분을 투자한 S골프연습장은 물론 갤러리·방송제작사까지 자금 세탁 창구로 이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라덕연 "3년 만에 투자자1000명…투자금 1조 이상"=라 대표는 “통정거래(같은 세력끼리 매매를 주고받으며 주가를 움직이는 수법)는 일부 인정하지만 시세 조종은 안 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그는 지난달 3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2019년 지인들과 함께 투자금 30억 원으로 투자컨설팅업체를 차렸고 CJ와 다우데이타 등 9개 종목을 겨냥해 집중 투자를 시작했다”며 “3년 만에 투자자 1000명을 모았고 직원도 50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렇게 해서 모인 투자 규모는 1조원을 넘길 만큼 불어났다. 그는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투자금이 1조 원 이상이었고 레버리지(빚)를 포함해 2조 원 넘는 주식을 거래했다”고 말했다. 논란이 된 시세 조종 의혹에 대해선 “수익금의 50%를 성과 보수로 받았을 뿐 시세 조종은 한 적 없다. 통정거래는 일부 인정하지만 법리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투자금 1조원 달성 파티’에 참석한 임창정은 그간 '피해자'를 주장해왔지만, 최근 들어서 투자 권유를 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1일 JTBC 뉴스룸이 보도한 영상에서 임창정은 청중 앞으로 나가 마이크를 잡고 라 대표를 두고 “(나는) 근데 또 저 XX한테 돈을 맡겨. 아주 종교야”라며 “너 잘하고 있어. 왜냐면 내 돈을 가져간 저 저 XX 대단한 거야. 맞아요, 안 맞아요?”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임창정 측은 JTBC에 "행사장에서 오해될 만한 발언을 한 건 사실이지만, 투자를 부추기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해당 행사장엔 이번 주가조작단 사태에 휩싸인 가수 박혜경도 포착됐다. 박혜경 측은 "소속사를 옮기면서 참석한 것"이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자금 세탁 창구 의혹도 제기=라 대표는 투자자를 유치하는 데 브로커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 유치와 관리는 중간 브로커가 도맡아 했으며 프로골퍼 안씨가 회원비 명목 등으로 골프연습장으로 입금된 수익금 관리는 물론 투자자를 유치하는 일종의 모집책 역할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라 전 대표에게 투자를 맡긴 사람들은 수익이 나면, 일종의 중간 브로커에게 수익금의 절반을 수수료로 내야 했다. 이때 수익금을 송금하는 계좌는 라 전 대표가 지분을 투자하거나, 관련이 있는 N갤러리·S골프연습장·R방송제작사로 안내됐다. 이렇게 입금된 돈은 라 전 대표 측이 법인계좌 등을 활용해 따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폰지 사기 유형에 해당된다는 분석이 많다. 라 대표 측은 유통주식 수가 적고 수급 영향만으로 주가를 띄울 수 있는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면서 주가를 띄웠다. 이후부터 추가 투자금을 모아 기존 투자자들의 주식을 비싸게 사는 이른바 ‘통정거래’를 했다. 후속 투자자가 돈을 넣지 않으면, 기존 투자자가 수익을 낼 수 없는 일종의 다단계 구조였던 셈이다.

이를 위해 라 대표는 '투자설명회'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투자 기업의 회장들과 친분이 있다고 과시하면서 본인 말대로 투자하면 손해 볼 일은 '없다'고 강조한 영상이 KBS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한편, 서울남부지검은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행위 등 혐의로 라 전 대표를 피의자로 입건한 상태다. 검찰은 또 라 전 대표를 도와 투자자를 모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프로 골퍼 출신 안모씨도 입건해 정식 수사 선상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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