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방 리스크’ 악순환 끊고 4주 만에 반등
리얼미터 “美의회연설 긍정 작용 전망”
성과 홍보·실언 징계 착수 나선 與
5월 국회 곳곳에 암초…재의요구권 영향 주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4주 만에 반등했다는 여론조사가 1일 발표됐다. 5박7일 간의 방미 일정이 앞서 일본 등 외교 문제, 여권 내 설화(舌禍) 악재를 끊어내는 반등 모멘텀이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여권은 이번 순방 성과를 지지율 상승세를 위한 발판으로 삼을 전망이다. 그러나 방송법·간호법 등 5월 임시국회 쟁점법안이 미칠 영향력이 미지수다. 5·18 광주민주화 운동
4주 만에 반등…美의회연설 호평 속 ‘순방 리스크’ 끊어내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달 24~2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일 발표한 올해 4월4주차 주간집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1.9%포인트(p) 상승한 34.5%다. 4월 첫째 주부터 내리 하락했던 긍정 평가가 4주 만에 반등했다. 부정 평가는 지난 조사보다 2.1%p 하락한 62.6%로 나타났다.
긍정 평가는 부산·울산·경남(5.6%p↑), 인천·경기(3.1%p↑), 대구·경북(2.0%p↑), 서울(1.3%p↑)에서 올랐다. 성별로 보면 여성의 긍정 평가가 3.3%p 상승했다. 40대(6.2%p↑), 50대(2.6%p↑), 60대(2.3%p↑), 20대(1.7%p↑), 진보층(3.4%p) 등에서 긍정 평가가 올랐다.
이번 여론조사는 윤 대통령의 방미 기간 이뤄졌는데, 순방 직전 조사일인 21일 31.5%였던 긍정 평가가 순방 이틀째인 25일 34.3%로 상승 출발했다. 미국 상·하원 의회 연설이 반영된 28일 조사에서는 35.5%까지 상승했다.
특히 이번 지지율 반등은 순방 때마다 외교 관련 악재가 불거져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순방 리스크’의 악순환을 끊어냈다는 의미가 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이번주 조사와 관련해 “미 상·하원 합동 연설은 윤 대통령에 대한 새로운 평가 근거로 등장했다”며 “지지율 상승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與, 尹성과 홍보·실언 징계 착수…재의요구권 관건
여권은 이번 방미 성과를 지지율 상승세의 발판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워싱턴 선언, 윤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연설 등을 통해 북핵위협에 대한 대응, 자유민주 가치 동맹, 경제산업 협력 확대 등 양국관계의 새로운 이정표를 수립하는 계기를 마련하며 최대의 성과를 거뒀다”고 호평했다. 윤 대통령이 조만간 순방 성과 공유를 위해 여당 지도부와 자리를 마련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은 앞서 실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을 징계하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이날 첫 회의를 열고 김·태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절차 개시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특히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등 주장으로 비판 받은 김 최고위원의 경우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전까지 징계 결과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곳곳에 암초가 놓인 5월 국회 상황이 변수다. 당장 3~4일 중 예상되는 첫 본회의는 더불어민주당이 처리를 강행하는 방송법 표결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이밖에 노란봉투법 등의 처리를 추진하고 있는데, 소수여당으로선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에 기댈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말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에 대해서도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재의요구권 행사가 지지율에 미칠 영향을 놓고선 의견이 분분하다. 윤 대통령이 양곡관리법에 대한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지난 4월 초에는 김재원·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의원의 실언 논란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관련 리스크가 여권 지지율 전반에 악재로 작용하면서 영향이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당시 한국갤럽이 실시한 조사 따르면 대통령의 양곡관리법 재의요구권 행사에 대해 ‘'좋지 않게 본다’(48%)가 가장 높았다. ‘좋게 본다’는 33%, 20%는 의견을 유보했다.
원내수장 달라진 野…여야 협상 변수
박광온 원내대표를 필두로 달라진 민주당 원내지도부와의 향후 협상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 원내대표는 비명계로 진중한 성격의 온건파라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박 원내대표 체제 출범을 놓고 “다수 의석만으로 밀어붙이던 민주당의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민주당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강경한 태도를 고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민주당은 2021년 전당대회 선거운동 과정에서 불거진 ‘돈 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송영길 전 대표의 탈당 선언에도 불구하고 2주 연속 지지율이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주는 지난주 대비 1.0%p 떨어진 44.7%를 기록했다. 지난주 큰 하락을 보였던 호남에서 유의미한 반등이 없는 가운데 핵심 지지층인 40대(7.2%P↓)와 50대(2.9%P↓), 진보층(4.3%P↓)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한편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