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달러→3달러’ 퍼스트리퍼블릭 美당국 개입 가능성에 주가 급락 [투자360]
[로이터]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미국 지역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이 지난달 무너진 실리콘밸리은행(SVB)과 비슷한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제기돼 주가가 하루 만에 40% 넘게 하락했다. 다만, 미국 대형은행이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3월 초 120달러를 웃돌았던 퍼스트리퍼블릭 주가는 28일 3.51달러까지 하락했다. 은행권 위기가 가시화하며 10달러선까지 하락한 데 이어 이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퍼스트리퍼블릭의 파산관재인을 맡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보도에 또 한 번 급락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은 FDIC가 자산을 강제 매각하는 등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과 같은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의 상황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고, 인수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등 민간 부문을 통한 구제도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당국이 이미 관리에 들어갔을 수도 있다. 지난 30일까지 대형 은행들을 상대로 퍼스트리퍼블릭에 대한 입찰을 받았다고 전해졌다.

다만, JP모건과 PNC파이낸셜서비스그룹 등 대형 은행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고 알려지면서 시장에 미칠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압류 및 매각 절차가 퍼스트리퍼블릭의 ‘믿지 못할 붕괴’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형 은행이 인수전에 나섰다는 것은 FDIC 관리 체제 하에서는 퍼스트리퍼블릭의 자산을 인수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는 퍼스트리퍼블릭이 요구했던 것보다 낮은 가격에 자산을 인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퍼스트리퍼블릭은 이들 은행에 자산 인수를 요청하면서도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퍼스트리퍼블릭에 한 차례 지원을 한 대형 은행들로서는 자칫 더 큰 손실을 볼 수도 있어 이 은행의 지원 구애를 사실상 외면해 왔다. 지난달 JP모건 등 미국 11개 대형 은행은 이 은행이 위기에 처했을 때 급한 불을 끄기 위해 300억 달러를 지원한 바 있다.

뒤늦게라도 대형 은행들이 인수전에 뛰어든 이유는 이 은행이 여전히 매력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985년 설립 이래 매년 수익을 내고 수익성 높은 자산 관리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주가가 급락하면서 퍼스트리퍼블릭에 투자한 서학개미들은 큰 손해를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 투자자는 퍼스트리퍼블릭 주식을 1억152만달러어치 순매수해 해외 주식 중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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