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협상 총력전 돌입
전국적으로 번지는 전세사기 사태와 관련해 여야가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 협상에 돌입한다. 최대 쟁점은 ‘피해자 지원 요건’과 ‘전세보증금 채권 공공매입’이다. 정부·여당이 피해자 지원 요건을 6가지로 제한하고 공공매입을 반대하는 반면, 야당은 피해자 지원 요건 확대 및 공공매입을 요구하고 있다.
28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맹성규·김수흥 의원의 ‘원포인트 소위 사·보임’을 실시한다. 당 부동산TF 단장인 맹 의원을 국토법안심사소위로 보내 전세사기 특별법 협상에 힘을 싣기 위해서다.
맹 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특별법 협상이 종료될 때까지 국토소위에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협상은 전날 발표된 정부·여당안과 민주당, 정의당의 총 3개안을 놓고 진행된다. ‘주거 안정’에 초점을 맞춘 정부·여당안은 전세사기 주택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피해자에게 우선매수청구권(우선매수권)을 부여해 강제 퇴거를 막고, 구매 자금을 저리 대출해 주는 게 골자다. 피해자가 이를 거부할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이 우선매수권을 양도받아 매입한 뒤 시세보다 싼 가격에 최장 20년간 임대를 내준다. 임대인 체납 세금을 보유 주택들에 나눠 징수하는 조세채권 배분 방안도 담겼다.
단 이러한 지원은 6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받을 수 있다. ▷대항력을 갖추고 확정일자를 받은 임차인 ▷임차주택에 대한 경·공매 진행 ▷면적·보증금 등을 고려한 서민 임차주택 ▷수사 개시 등 전세사기 의도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할 우려 ▷보증금의 상당액이 미반환될 우려 등이다.
피해자들과 야당은 피해자가 소수이거나 미반환 보증금이 소액일 때, 사기 고의성 판단이 애매할 때 등 사각지대가 우려된다며 비판하고 있다. 정의당안을 대표발의한 심상정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피해자 지원법이 아니라 피해자 선별법”이라며 “(조건 충족이)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처럼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면 임대인이 파산한 경우에 경매는 진행될 수 있지만, 파산 절차로 가지 수사가 이뤄질 수는 없다”고 했다.
야당은 정부·여당안이 돌려받지 못하는 전세보증금에 대한 공공 개입을 배제한 점도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정의당의 경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공공기관이 피해자들로부터 보증금반환채권을 할인된 가격에 매입한 뒤 이후 비용을 회수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그러나 정부·여당의 반대 입장은 강경하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피해자들은 다 평등한데 누구만 사기 피해를 국가가 대신 내줄 거냐 이런 문제가 있다”며 “보증금이 급하다는 마음은 백번 이해하지만 헌법 원리 내에서, 국민들의 형평성 위에서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여야는 1일 특별법 심사를 마치면 2일 국토위 전체회의를 열어 합의안을 처리하고, 이르면 4일 ‘원포인트 본회의’를 여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단 하루 만에 이견을 극복할 수 있을 지가 미지수다. 협상의 키를 쥔 여야 원내지도부는 2일 합의안이 전체회의에 상정되기 전까지 치열한 협상을 이어갈 전망이다.
맹 의원은 “별도의 협상 기조는 두지 않았다”면서도 “피해자들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합의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신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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